각종 보로 물길이 막힌 낙동강이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준공 직후의 세굴 현상 때문인 안전문제에서부터 녹조, 이제는 큰빗이끼벌레까지 낙동강의 위험 경고를 보내고 있다. 더는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다가 낙동강은 그야말로 죽음의 강이 될 수 있다. 낙동강의 이상 징후는 그대로 그 물을 먹고 살아야 하는 유역 주민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그런데도 아직 정부와 수자원공사 등은 멀쩡한 강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의 등장은 낙동강이 앞으로 어떤 상태로 악화할지 보여주는 증거이다. 지금은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외래생물 정도지만 보다 정도가 심한 물질이 등장하는 등 변화할 것이고 그 변화가 강과 유역주민을 재난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다.

이것은 비단 환경단체나 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라 해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잘 흐르던 물이 멈추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리란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썩은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의 미래도 없기 마련이다.

현재 낙동강의 흐름은 보 설치 이전보다 열 배 이상 느리게 흐르고 있다. 거의 멈춘 수준이다. 큰빗이끼벌레는 호수나 웅덩이 같은 유속이 느리거나 멈춘 곳에 서식하는 특징이 있다. 흘러야 강인 낙동강의 물줄기가 멈추니까 큰빗이끼벌레처럼 보기 흉한 것이 생기는 것이다. 큰빗이끼벌레는 수생에 미치는 영향도 지극히 부정적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물고기 서식처 잠식을 비롯한 수생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국민은 자연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했을 때 무서운 재앙이 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그걸 정부와 수자원공사가 모른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회피는 더 큰 책임으로 남는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낙동강이 보내는 경고를 대충 넘기려고 하지 말기를 바란다. 반드시 낙동강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귀담아듣고 보 철거 등 강을 살릴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서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준공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강바닥 또한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다.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든 보 설치로 얻을 것이 없다는 것도 드러났지 않는가. 낙동강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은 큰빗이끼벌레에서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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