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단, 문제 해결 압박 이어 마산-진해 양쪽서 압력

안상수 창원시장 취임과 동시에 새 야구장 입지 재선정을 둘러싼 불씨가 재점화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구단에 이어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도 마산 선정을 위해 창원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2대 통합 창원시의회 의장·부의장이 진해지역 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진해지역 반발 또한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야구장을 두고 마산과 진해지역이 갈등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안상수 시장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이하 운동본부)은 보도자료를 통해 "안상수 시장은 NC 다이노스 구단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늦어도 8월까지는 신규야구장 입지를 재선정하라"고 촉구했다.

마산야구타운 조성 운동본부가 지난 4월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마산야구타운 조성을 위한 활동 계획을 밝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이들은 "안상수 시장은 예비후보 시절부터 신규 야구장 문제를 균형발전위원회라는 기구를 구성해 신속히 처리할 계획임을 밝혀왔다"면서도 "하지만 균형발전위원회의 성격과 위상, 구성방식, 활동시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운동본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급하게 결과를 내달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상호 신뢰의 근거가 되는 언제라는 시한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 바란다"며 "최종 결정시한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기 바라며 늦어도 8월까지는 입지가 재선정되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운동본부는 마산종합운동장이 새 야구장 입지로 적합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앞으로도 시민 온라인 서명과 거리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8월 중에는 마산 유치를 위한 시민·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NC 다이노스 구단도 "안상수 시장의 문제 해결 의지를 믿는다. 하지만 무조건 기다리지는 않겠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NC 다이노스 구단 또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전달받지 못했지만 안상수 창원시장이 신규 야구장 문제에 대한 해결의 의지를 표명했다"면서도 "구단이 계속해서 창원시의 입장을 기다릴 수는 없다. 창원시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에는 타 지자체와 만남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창원시를 압박했다.

반면 지난 1일 창원시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새누리당 유원석 의원과 무소속 김하용 의원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에 선출됐다.

두 의원 모두 진해지역 출신이다. 의회 내에서 진해지역이 미치는 영향력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진해지역으로선 이 기회를 살려 그동안 참아왔던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창원시의회는 새 야구장 입지 재선정은 없다고 못박아왔다. 오히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원시 행정에 간섭하지 마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NC 다이노스 구단과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본부가 적극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야구장은 마산에 새로 짓거나, 입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 되었다.

창원시의회 의장·부의장이 진해지역 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이제 여론을 따라 마냥 '입지 재선정·마산 유치'를 논하기는 어려워졌다.

새 야구장 입지 선정이 시장 권한이라곤 하나 새 야구장 건립에 필요한 예산 집행 권한은 의회에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의사집행권 등의 권한을 지닌 의장·부의장이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결국, 시장도 의회 눈치를 봐야 한다는 셈인데, 진해지역이 이 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산지역 한 의원은 "지역민이 좀처럼 양보하기 어려운 대형사업 추진과정에서는 지역갈등이 증폭될 소지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의회 내에서 힘을 얻은 진해지역 의장·부의장, 나아가 진해지역 전체가 쉽사리 새 야구장을 마산에 양보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집행부 간 소통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새 야구장 문제 해결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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