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MBC경남에서 주관하는 '고향의 봄 창작 동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동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는 또 '윤이상 동요제' 예심에 참여하게 됐다. 윤이상 동요제는 윤이상 선생이 남긴 70여 곡의 동요들을 재해석해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시작된 남다른 취지의 대회다.

놀란 것은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반응이다. 한결같이 동요제의 수준에 놀라고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흥미와 관심을 가졌다. 하나 아쉬움은 현재 대학생들은 초등·중등 교육 기간에 동요는 물론, 국내 가곡을 비롯한 우리 음악에 대한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40대 이상 세대는 공교육을 통해 동요와 가곡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요즘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

요즘 교과서들을 찬찬히 살피면 이전에는 없던 전통 클래식에서 팝송, 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어 있지만 그 내용이 학생들의 가슴에 잘 전달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면 나는 고향을 설명할 때 종종 이은상 시, 김동진 곡의 '가고파'의 앞 구절인 "내고향 남쪽바다"를 부르고, 그 앞바다가 있는 곳이 고향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경남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마산 앞바다를 소개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작곡을 전공하는 학생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게 무슨 노래냐 하는 식이다. 몇몇 학생은 가곡을 공부하면서 책에서 봤다는 식이다.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가곡의 작곡을 가르칠 때,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은 가르치지만 우리말로 된 가곡을 연구해보거나 알려준 적이 별로 없는 듯하다. 그러면서 필자는 '경남의 노래' 등을 통해 우리말로 된 가곡을 작곡하고 널리 불리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음악에 대한 체계적인 전달과 가르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작년 이맘때 필자는 지역 동요제의 발전과 대중화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저 작은 바람일 뿐이었다. 이제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이 작품이 일반인 더 나아가 어린이에까지 직접 전달되고 불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횟수를 더해가고 수준은 높아지는 동요제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주최 측과 전문 음악인 그리고 교육 관계자들로 이루어진 기구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 행사 내용은 물론, 보급 등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국내 창작 동요의 산실이었던 MBC창작동요제가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진 지 몇 년이 지났다. 이런 현실에서 지방 방송에서 동요제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은 꽤 고무적인 일로 보인다.

MBC경남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낸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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