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창원시 2기 시정이 시작됐다. 옛 창원시와 옛 마산시, 옛 진해시가 통합한 지 벌써 4년이나 지났음에도 그 후유증은 여전하다. 1기 시정 내내 통합과 관련한 굵직한 현안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2기 시정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2010년 창원시는 시·군 자율통합 1호라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3개 시를 합쳐 인구 100만이 넘는 초대형 기초지자체로 출범했다. 인구로는 전국에서 수원시 다음으로 많고, 지역 내 총생산이나 예산은 전국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자율통합이란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지역 내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통합을 둘러싼 갈등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시빗거리가 청사와 야구장 문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이 자율통합이지 실제로는 행정구역 개편의 모범이라는 위로부터의 인위적인 통합방식에 따라 진행된 탓에 두 가지 사안은 뜨거운 감자로 손을 못 대고 미뤄지기만 해왔다.

두 가지 모두 그동안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다는 소문도 무성했고, 워낙 여파가 큰 사안이다 보니 주민 이해관계가 구석구석 첨예하게 얽혀 있어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별로 보이질 않고 있다. 안상수 시장으로서는 중앙정치에서 키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첫 번째 시험대다. 1기 시정에서처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미적거리다가는 임기 내내 발목을 잡힐 위험성이 매우 크다. 사안의 성질상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을 찾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차라리 청사 문제야 현 청사를 그대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찾아가는 행정을 도입하여 마산과 진해의 옛 청사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미흡한 대로 보완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야구장 문제는 상대방인 NC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 만큼 미룬다고 해결될 소지를 마련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언제고 터질 갈등이라면 차라리 빠른 해법을 찾고 소외된 지역에 대한 충분한 균형발전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안 시장이 옛 마산·진해를 대상으로 내 건 공약이 하나하나 실효성 있게 추진되지 않는다면 잠적한 갈등을 더 부추기게 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줄 알아야 큰 정치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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