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통영시 정보통계과 김외영 씨

통영시청 정보통계과 김외영(46·사진) 계장은 어떤 경지에 오른 인물 같다.

2004년 이후 그가 제안한 전국 최초 사업 13건이 정부 등 공모에 선정됐다. 이 같은 공모 제안에서 그는 총액 167억 원의 사업성과를 냈다.

그가 개발한 사업은 통영에서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지금 실질적 혜택을 받고 있다.

건강복지서비스인 U-홀로노인서비스, 지능형 경로당, 지능형 어린이집, 원격진료와 원격 마을방송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아일랜드, 학부모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통학버스 위치와 자녀 승하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키드버스 개발 등등이 그가 한 일이다.

모두 김외영 계장이 제안해 만들어진 사업이고 모두 전국 최초다.

업무 1시간 전에 출근한다는 그는 매일 모든 신문을 정독하다시피 하면서 일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찾아낸다고 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먼저 알아달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남들보다 일머리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쌤'이란 것이 있다. 김외영 계장이 한 대표적 치적 중 하나인데, 서울 유명 선생님과 통영 학생이 고화질 TV를 통해 수업을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화상통화처럼 섬 지역 학생과 서울 유명 강사가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통영 섬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하다가, 호응이 좋아 지금은 육지 초·중고등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국 유일의 쌍방향 영상 교육인 이 사업도 2012년 그가 처음 제안했다. 그로 말미암아 통영에서만 이런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나는 농촌에서 자라, 아이들의 소외감을 압니다. 라이브쌤으로 소외계층 산간 도서지역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십수 년 전 그는 많은 공모 사업을 제안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많이 방황했던 때였습니다"고 말한 그는 "공모 선정이 다분히 정치적으로 선정될 때도 있고, 인맥에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 소도시 지방 공무원은 중앙에서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습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는 시군공무원 전산직 1기입니다. 저 같은 전산직은 다른 공무원들 컴퓨터나 고쳐주는 그런 사람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전국 자치단체 전산직은 대부분 그럴 겁니다. 인사 적체가 심하고 사기는 저하돼 있습니다."

그는 10년 동안 하루 3시간씩 출퇴근하면서 공부했다.

'컴퓨터나 고쳐주는 공무원쯤이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실력을 쌓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던 것이다.

2011년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계장 승진 후 2004년 윤이상 선생 포털 사이트 구축사업이 공모에 선정되면서 엄청난 성취감을 얻었다.

이후 각종 공모 사업에 그가 제안한 사업이 선정되면서, 그는 그 치열하다는 '지방행정 달인'에 뽑혔다. 또 총리상을 비롯해 각종 장관상과 자치단체상 등 정보통신 분야 최고 상은 거의 모두 휩쓸었다.

가두리 양식장 활어의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최신 무선 주파수 인식 기술을 적용한 이력추적관리 시스템으로 무장한 스마트 양식장을 최초 개발한 것도 그였다.

"말이 좋아 최초 제안이고 개발이지, 이게 녹록지 않습니다. 따라 할 수도 없고 모두 개척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감사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가 최초 제안한 사업들은 꾸준히 전국 각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하거나 따라하고 있다. 그의 최초 제안 사업은 이제 전국 노인이 혜택을 받고, 전국 산간이나 도서벽지 어린이가 차츰 실질적 이득을 보고 있다.

통영시 한 공무원은 "김외영 계장은 복지부동한 공무원사회의 충격입니다. 한 사람이 저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될 겁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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