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로 몸살' 창녕함안보 본포취수장 가봤더니…환경단체 "4대강 사업 탓"

매년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로 말미암아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낙동강 녹조 창궐 시기와 농도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빠르고 짙어지는 추세다.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취수장 일대에서 옅은 녹조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30일. 이는 지난해 6월 초순에야 보이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약 1주일 빨리 발견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부 측은 지속하는 기후 변화가 원인이라는 주장이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시작된 4대 강 사업으로 지어진 보가 자연스러운 물 흐름을 막아 여름철 녹조 발생을 더욱 부추긴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오전 찾은 본포취수장에는 밝은진녹색을 띤 녹조가 강변을 따라 200여m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본포취수장 앞 다리 난간에는 물을 끌어올려 아래로 뿜어내려 녹조를 흩뜨려 발생을 억제하는 살수장치가 가동하고 있었다. 인근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본포교 인근과 같은 녹조띠는 밀양 수산교 아래와 창녕 남지교 아래에서도 옅게 나타났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본포취수장에 녹조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녹조 확산 방지를 위해 물뿌리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왼쪽 아래 녹색부분이 녹조띠다. /김구연 기자

하루 전날인 18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창녕함안보 구간에 올해 첫 '조류 경보'를 발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구나 이날 낙동강청이 내린 조류 경보는 지난해 7월 30일 발효된 것과 비교해 한 달 이상 빠르다. 낙동강 물을 주요 취수원으로 삼는 도민들에게 이 같은 잦고 빠른 녹조 창궐은 식수 불안으로 이어지기 충분하다.

이를 두고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녹조 문제는 지난 2011년 보가 만들어지며 불거지기 시작해 이제는 연례행가 돼버렸다"며 "아직도 정부는 녹조 원인을 기온 탓으로 돌리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4대 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 8개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8개 보 건설이 완료된 2012년 이후 해가 거듭할수록 물이 정체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이로 말미암아 영양염류도 많이 쌓이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보 때문에 물 흐름이 느려지며 늘어난 영양염류 탓에 조금만 강한 햇빛이 쬐고 수온이 오르면 조류대란이 일어나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이에 "빠른 시일 내에 보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본포교 주변 죽은 물고기와 관련해서는 "이날 녹조가 가득한 낙동강에서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것은 한 마리이지만 이 시간 이후 물고기 몇 마리와 물 속 생물이 죽어갈지 알 수 없다"며 "시민들이 먹는 식수에 대량의 화학물질을 들이부어 수질을 정화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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