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서부청사와 함께 진주보건소 입주 검토 지시…보건노조 "물타기 전략"

경남도가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에 도청 서부청사를 개청하려고 리모델링 작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진주시보건소를 이곳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도청 간부회의 석상에서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할 계획인 진주의료원 건물에 진주시보건소도 함께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진주의료원 폐원과 용도변경을 추진하는 경남도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가 반대 태도를 밝히는 데 대한 '물타기' 차원으로 보인다.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만 사용하기엔 공간이 너무 넓고, 공공의료 시설 사용을 고집하는 보건복지부 의견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 건물의 공공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미 경남도가 진주보건소 카드를 복지부에 제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간판 내려진 진주의료원./경남도민일보DB

도는 진주시에 비공식적으로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가 진주시 보건소를 진주의료원 건물 1, 2층에 이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진주시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보건소를 이전할 때 반발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주보건소 일부나 전부를 이전하는 것 또한 쉬운 문제는 아니다.

보건소 이전을 두고 몇 년간 갈등 끝에 이전을 포기하고 진주보건소 건물을 개·보수했는데 이전을 추진한다면 반발이 우려된다.

또한 진주의료원 사태를 잠재우고자 진주시보건소가 이용된다면 그동안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요구하던 야권 시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서부 진주의료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진주시보건소 입주 등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것은 시각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 진주의료원은 당연히 진주의료원으로 재개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도시계획 시설 변경과 관련 조례 제정, 실시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옛 진주의료원 건물을 재활용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공사 기간이 5~6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하반기 서부청사가 들어설 것으로 경남도는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할 서부청사에는 진주 공설운동장 내 사무실을 쓰는 균형발전단·공공기관이전단·개발사업추진단으로 이뤄진 서부권개발본부와 '경남도 미래 50년 사업' 관련 부서, 농업 등 3개 안팎의 국 단위 부서가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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