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 야구장 건립 무산에 여유없는 구단…안 당선인 '절차' 내세워

NC 다이노스(이하 NC)가 새 야구장 문제를 다시 압박하고 나섰고, 안상수 창원시장 당선인 역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렵다. 시간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NC 배석현 단장은 15일 "6월 30일까지 기다리겠다. 그때까지는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어떤 지자체의 제안도 검토하지 않겠지만, 그 이후에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NC가 지난 4월 '마산종합운동장 터를 신규 야구장 입지로 선호한다며, 6월까지 창원시가 견해를 밝혀달라'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NC가 이처럼 안 당선인의 업무파악이 시작되자마자 강력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안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당선인은 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서 NC와 협의하고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새 야구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선거과정에서 안 당선인 선거캠프에서는 안 당선인이 새 야구장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에 지역 정가에서도 새 야구장 마산 이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안 당선인의 공약대로 문제를 해결하자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출범과 함께 균형발전위를 꾸리고 논의 시작까지 최소한 한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돼도 여론조사, 현장조사, 용역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되면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또 논의과정에서 지역별 위원의 견해가 엇갈려 논란과 갈등이 빚어진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에는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새 야구장은 균형발전위의 입지 결정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실상 새 야구장 입지는 진해지역과 마산지역의 경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새 야구장에서 소외된 지역 민심을 달래는 것이 새 야구장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야구장에서 소외된 지역을 달랠 발전방안을 단기간에 마련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창원시의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새 야구장 기대효과만큼 단기간 재정을 투입하기도 어렵고, 안 당선인이 정치력을 발휘해 대안 기관을 유치한다 해도 최소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안 당선인의 약속만 믿고 새 야구장을 양보할 지역은 없어 보인다. 창원시 통합을 위한 통합준비위원회 약속이 무산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안 당선인이 결단력을 보여야 할 사안을 정치적인 부담 탓에 균형발전위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균형발전위를 통해서도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면서 NC가 연고지를 이전할 수 있고, 오히려 논의 과정에서 진해와 마산 간 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NC의 입장에서는 더는 기다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이 1년 6개월 넘게 지연되면서 2016년 3월 개장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야구장 건립에 최소 3년은 걸리기에 내년에 시작한다 해도 완공은 2018년에야 가능하다. NC가 창원시를 계속해서 압박하는 이유다.

이에 안 당선인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와 결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에 대해 안상수 당선인 측은 "빨리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 다만, NC에서 당선인과 논의 없이 자신의 입장만 강조하며 언론 플레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현재 업무파악이 우선이라 이를 진행 중이다. 당연히 NC와 만나서 논의할 의지가 있다"며 "행정을 하는 데는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균형발전위가 이 역할을 할 것이다. 대신 논의와 협의를 거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방향이 잡히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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