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거제 장승포항 매립공사

친수시설 확보를 위해 지난해 7월 착공한 거제시 장승포항 매립공사를 두고 시와 어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매립을 앞두고 장승포 어촌계는 거제시에 항만 해수 면적이 줄어 어업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운 후 착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시는 이를 위한 뚜렷한 해결책도 없이 공사에 나서 어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본격 공사에 나서기 전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동의를 구했고 어촌계도 당시 공사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사업 주체는 경남도여서 시는 사실상 깊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도 들고 있다.

◇장승포항 친수시설 설치 사업 = 거가대교 개통에 따라 해운 여객이 크게 준 장승포항을 친수관광 항만기능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1년 7월 해양수산부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됐다.

현재 이 사업은 경남도가 사업주체로 추진 중이다.

주차장과 공원 중심으로 조성되는 친수시설의 총 면적은 3만 6000㎡이며, 기존 항만구역 내 2만 8000㎡와 해수면 매립으로 새로 생겨난 부지 8000㎡이다.

시는 이 사업으로 주차장 부지가 늘면 현재 장승포동 주민센터 주변에 형성된 카페거리의 교통난이 다소 해결되고 공원으로 꾸며진 장승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관광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어촌계 사업은 찬성·매립은 반대 = 이에 장승포 어촌계도 매립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어촌계는 매립으로 항만의 해수 면적이 줄면 앞으로 태풍이 닥쳤을 때 큰 파도를 업은 거센 조류가 좁은 항만 안에서 휘몰아쳐 어업 선박들에 큰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친수시설을 짓되 시설 아래로 조류가 흐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어촌계원 ㄱ 씨는 "장승포항은 태풍이 오면 바람이 북동풍으로 시작해 남동풍으로 바뀌면서 세력이 약해지는데 대책없이 매립하면 조류순환이 나빠져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제시 입장 = 거제시는 장승포항 매립사업을 벌이기 전 이미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동의를 구하는 것은 물론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대책도 세워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승포항을 일정 매립해서 친수공간을 확보하는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어서 지자체가 사업비를 부담해서라도 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사업비 전액을 국비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촌계의 요구대로 하면 비용과 시간이 3∼4배로 늘어 결국에는 사업 자체가 취소됐을 것이라는 견해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장승포항 매립으로 인한 태풍피해 우려에 대해 지난해 8월 주민설명회에서 경남도 사무관이 대책을 내놔 참석했던 주민들이 모두 수긍했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친수시설이 들어선 뒤에도 큰 파도가 치면 제방에 쌓인 피복석에 부딪혀 모두 소멸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승포항 친수시설 조성사업은 지난해 7월 공사에 나서 오는 2016년 준공될 전망이다.

총 사업비는 67억 7700만 원으로 전액 국비로 진행되며, 이 가운데 2억 9200만 원이 설계용역비이고 64억 8500만 원이 실제 공사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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