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조리보조로 요리계에 입문한 소년이 36년 만에 특급호텔 총주방장(조리부장)을 거쳐 대학교수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양산대학 호텔조리과 부교수로 임용돼 오는 3월 부터 강단에 서는 강무근(52)씨.

강씨는 부산 롯데호텔 조리부장 경력과 미국 일본의 호텔 연수, 전문대 조리강사 등 다양한 이력을 인정받아 부교수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임용됐다.

대학측은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물색해 오던 중 부산지역 호텔조리 분야의 최고 실력자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강씨를 교수 중 최고의 연봉을 제시해 모셔왔다.

충남 논산 빈농의 4남1녀 중 넷째인 강씨는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하고도 진학의 꿈을 접고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 ‘먹여 주고 재워 준다’는 호조건에 국제호텔 조리보조로 요리계에 입문했다.

그는 군 제대후 로얄호텔 조리부를 거쳐 지난 78년 롯데호텔에 입사, 10년만에 과장으로 승진했으며 92년 부산호텔 조리팀장으로 내려와 99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가난때문에 포기했던 학업에 대한 열정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강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16년 만인 지난 80년초 32살의 만만찮은 나이로 직장생활 틈틈이 책을 다시 들어 2년뒤인 82년 7월 중졸검정고시와 84년 3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인 강씨는 한국방송대 가정학과에 입학, 지난 95년 47살의 나이로 졸업한뒤 지난해 부터 동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외식산업론(공저)’ 등 2권의 조리관련 저서도 낸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실력가이다. 부인 이봉순(50)씨와의 사이에 유학중인 아들과 교사인 딸을 두고 있는 강씨는 총각시절인 지난 71년부터 부모님을 서울로 모셔 돌아가실때 까지 보살핀 효자로 지난 92년 바르게살기운동본부로 부터 효행상으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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