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촛불집회 150회 맞아…주민-연대자들 서로 새로운 싸움 다짐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농성장은 강제철거됐지만 다시 촛불을 들고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연대자들은 밀양을 찾아 주민들을 껴안고 손을 잡았다.

밀양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14일 오후 7시 150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밀양 부북면 위양마을, 상동면 고정마을, 단장면 용회마을 3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할매 할배 저희가 안아 드릴게요’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촛불집회에 서울 등 전국에서 7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3곳에서 오후 6시에 주민들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 7시에 한자리에 모여 촛불을 밝혔다. 연대자들은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공연도 했다. 또 주민들은 지난 11일 농성장 행정대집행과정에서 당한 폭력을 증언했다.

부북면 위양마을 덕촌댁 할매는 "우리는 안 죽었다. 또 일어날 것이다. 집 뜯겨도 다시 지으면 된다"고 말했다.

/표세호 기자

이남우 부북면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행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해 "행정대집행이 아니라 행정대폭행이었다. 몸과 마음리 천갈래, 만갈래로 갈라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탑을 뽑은데 이 목숨을 다할것이다. 이 싸움은 진행형이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 11일 이들 마을 4개 송전탑(101·115·127·129번) 예정지에서 농성하던 주민들을 끌어내고 농성장을 강제철거했고, 한국전력은 공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에 맞서는 활동을 계속 벌이기로 했다. 765㎸ 송전선로 경과지 단장·부북·산외·상도면 주민들은 지난 13일 ‘너른마당’에 모임을 갖고 ‘질긴 싸움’을 다시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주민들은 16일 서울에서 경찰청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표세호 기자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이 대집행 참사 이후 처음으로 13일 대책위 상황실에서 회의를 했다.

모두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 상처와 분노를 다독였다”며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번 대집행 참사를 일으킨 경찰에게 우리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11일 70대 80대 노인들과 종교인들, 시민들을 상대로 자행했던 끔찍한 폭력들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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