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발원지라 알려진 남덕유산 참샘 살펴보니 '신비·경이'

남덕유산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마른 계곡을 톺아보며 올라 영각재(해발 1350m)에 닿았다. 탐방로를 벗어나 어지럽게 웃자란 산죽과 수리취를 헤치고 200m를 나아가니 눈앞이 훤해지며 하늘이 보였다. 수풀에 둥글게 둘러싸인 예닐곱 평의 평평한 터가 나왔다. 고요했다. 어디선가 휘파람새가 투명한 소리로 길게 울었다.

남강의 발원지로 가장 근접한 참샘은 기대하던 샘의 형태는 아니었다. 가로 30센티미터 세로 40센티미터 높이 30센티미터 정도로, 위에는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덮개를 씌워두었다.

야트막한 둘레 입석에는 '1995년 6월 6일 진주 멋거리산악회'라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남강 발원지를 보존코자 눈 밝은 산악회에서 이를 알고 정비한 듯하다.

바닥에는 자잘한 조약돌이 깔려있고 물은 더없이 맑고 찰랑거렸다. 대롱을 연결한 곳에서는 계속해서 물이 솟아 흘러들고 아래 대롱으로 물이 흘러나갔다. 물맛은 차갑고 달착지근하고…. 어찌 말할 수 없었다.

남덕유산 참샘. 해발 1350m에 위치해 일 년 열두 달 늘 샘물이 솟고 있다. 1995년 진주에 있는 산악회에서 발원지 보존을 위해 정비해놓은 모습이다.

주변에는 이곳이 '남강 발원지 참샘'임을 밝히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05년 10월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관리소에서 세운 것이다.

"20년 전에 정비를 해 놓아서 이만큼 보존할 수도 있었겠지요. 참 다행이에요. 근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인공적으로 정비를 해놓아서…."

남강 발원지를 찾아 함께 참샘에 오른 서성연(41·진주환경운동연합 회원) 씨는 진주시 명석면에서 태어나 남강을 끼고 성장했고 지금도 매일 남강을 보며 출퇴근을 한다. 남강 발원지라 해서 신비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 '배수구'처럼 정비해놓은 것이 못내 아쉽다는 것이다.

참샘은 여름에는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이 솟고 겨울에는 언 몸을 녹이기에 충분히 따듯한 물이 솟아 예전부터 산꾼들이나 화전민들이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물을 받아갔다고 한다.

또 참샘은 일 년 열두 달 가뭄이나 우기와 상관없이 늘 일정량을 유지하고 있어 이곳 상남리 주민들조차도 신기해하고 있다.

"동네 골짝물도 바짝 마르는 갈수기에 참새미 물은 멀쩡해예. 항상 철철 솟아나니, 그기 참 희안헌 일이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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