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창원시 창동예술촌 2주년 성과와 과제

지난 2012년 5월 25일 문을 연 창동예술촌(창원시 마산합포구)이 2주년을 맞았다. 창원시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총 사업비 30억 9300만 원을 들여 창동예술촌을 만들었다. 현재 59개 시설이 입주했다. 창동·오동동 지역은 과거 조각가 문신(1923∼1995)과 시인 천상병(1930∼1993) 등 예술인의 주요 무대였다. 창원시는 문화 정체성을 회복하고 쇠퇴한 상권을 되살리고자 이곳에 창동예술촌을 조성했다. 개촌 2주년을 맞은 창동예술촌의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창동예술촌 방문객 증가, 빈 점포 감소 = 구마산 창동은 과거 경남권 최대 상권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창원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창동은 쇠퇴했다. 빈 점포는 늘었고 유동인구는 줄었다.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도 없었다. '경남의 명동'이라 불렸던 옛 명성이 무색할 정도였다.

하지만 창동예술촌이 조성되면서 창동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창동에 가면 뭔가 볼거리가 있다'는 사회적 인식과 '창동예술촌 방문객 증가', '빈 점포 감소'다.

창동에 오는 사람들은 단순히 먹고 노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1950∼1980년대 마산 르네상스 시절의 위상을 자연스레 느낀다.

창동예술촌의 방문객도 증가했다. 창동예술촌이 조성되기 전인 2012년 5월 22일(909명)과 조성된 후인 2013년 12월 20일(1222명)을 비교해보면 평일 시간당 통행량이 34% 증가했다. 주말 시간당 통행량은 935명(2012년 5월 20일)에서 1742명(2013년 12월 21일)으로 86% 늘었다.

창동·오동동 빈 점포 수도 2011년 187개에서 2013년 87개로 줄었다. 대신 빈 점포를 활용한 신규 창업 현황은 2013년 116건이나 됐다.

창동예술촌이 문을 연 지 2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창동예술촌 아고라 광장 확장 준공 기념식 장면. /경남도민일보 DB

◇도시재생 선도지역 되다 = 지난 4월 창원시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도시재생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시는 선도지역 유형 중 가장 경쟁률(9.8 대 1)이 높은 근린재생형(일반 규모)에 선정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창동예술촌의 힘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창원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창동예술촌, 도시재생 연구기법을 적용한 부림시장 창작공예촌, 마을기업 육성 등 지역자력형,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의 모델 구축이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시는 2017년까지 계획수립비 9000만 원, 사업비 10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번에 선정된 도시재생 선도지역 '천년항구 마산포 르네상스' 사업에 따르면 시는 창동예술촌과 창작공예촌을 사업비 10억 원(2014∼2016년)을 들여 창동예술촌 국제화 프로그램, 창작공예촌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민·관의 협력 필요 = 도시재생은 물리적 재편뿐만 아니라 도시를 에워싼 경제·사회·문화·환경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업이 도시를 애물단지로 만들지, 보물단지로 만들지는 지자체장의 마인드, 민과 관의 협력 정도 등에 달렸다.

현재 창동예술촌은 "예술을 매개로 도시재생을 추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다", "성과주의에 급급한 나머지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른다. 그 이유는 사업비 대부분을 골목 환경개선과 지중화, 바닥공사 등에 썼고 창원시가 외부 위탁-운영위원회-재단 등 창동예술촌 관리·운영 주체 문제로 혼란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창원시 도시재생과는 "창동예술촌 관리·운영을 창원문화재단(문화관광과 소속)에 지정 위탁할 방침이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과와 문화관광과는 서로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미루는 상황이다.

도시재생과는 창동예술촌의 창원문화재단 지정 위탁 근거를 △창원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제4조 10항 △창원시 지방공무원 정원배정 및 세부사무분장에 관한 규정을 들고 있다. 하지만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도시재생과와)합의점에 도달한 바 없다. 결정된 바 없다"고 회피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창동예술촌은 올해 사업비 2억 2000만 원을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창동예술촌을 관리하는 전담 공무원 1명(채용기간 2년)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제대로 된 문화예술행사 기획과 프로그램 개발이 있을 리 없다.

예술촌 입주자 53명으로 구성된 ㈔창동예술촌 대표 라상호 씨는 "창동예술촌이 조성된 후 도시재생과 과장이 5명이나 바뀌었다. 시가 일관성을 갖고 창동예술촌을 운영해나갔으면 하고, 입주자와 파트너십을 갖고 소통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개촌 2주년을 맞은 창동예술촌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허점이 많다. 성공과 실패 중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는지는 지자체와 입주자의 노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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