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경남도민일보 2월 27일 자 18면)에서 지역 음악계에서 시립예술단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시립예술단이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고, 크게는 지역사회 작게는 문화계, 더 세분해서 들여다보면 그 지역 음악계를 위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다.

특히 시립예술단원으로서 활동 외에도 지역 예술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참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별된 유능한 음악가이자 거의 유일한 직업 연주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의 역량이 곧 지역 음악계의 역량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창원시립예술단이 만들어지던 지난 1990년대 초기부터 예술단원들은 경남지역 이외에도 멀리 대구, 경북, 부산까지 퍼져 거주하면서 연주와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단원들의 활동은 곧 다른 지역 음악계와 교류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또 이를 통해 타지역 음악계 나아가 공연계 전반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지역의 음악인들이 여러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렇듯 시립예술단원들의 다양한 활동은 오늘날 경남·창원 음악계를 풍성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창원시가 시립예술단원들의 외부 출연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로 인해 지역 음악계는 연주자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창원시 나름의 이유가 있겠으나, 지역 연주계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던 많은 연주자들이 자율적인 활동에 제한을 받으면서 타격이 크다. 지역 예술계는 수적으로 부족한 연주자를 찾기 위해 다른 지역의 연주자들을 섭외하고, 연습시간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일부 단원들의 개인 활동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립예술단의 예술감독(지휘자나 안무자)의 통제하에 큰 무리 없이 진행돼 왔던 단원들 개인 활동에 대한 통제와 제재는 지역 음악계 활동을 위축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어느 지역에서도 이런 경우를 들어보지 못했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시립예술단원의 개인 활동은 오히려 장려되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개인 활동을 통한 시립예술단원들의 개인적 기량 향상은 곧 시립예술단의 전체적인 기량 향상과 직결된다. 이는 시민들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예술적 향유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가까운 지역의 지자체 산하 예술단체들은 예술감독의 허락하에 외부강의를 비롯한 세미나 참여, 지역단체 연주 등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창원시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시립예술단원들이 지역 예술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주역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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