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가 연례행사화하고 있어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4대강 사업이 끝나고 낙동강 8개 보에 담수가 시작된 지난 2년 동안 연이어 녹조 현상이 나타났고 철 이른 더위가 찾아든 올여름에도 아니나 다를까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와 합천보 아래 지역이 짙은 녹색띠로 혼탁해졌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류 지점인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앞과 우곡교 일대 강물도 녹조 현상은 물론이고 녹색 알갱이까지 떠다니고 있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그 전조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환기한다. 더위가 빨리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올 녹조가 시일을 앞당겨 발생한 것도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악요인 중의 하나다.

일단 녹조 현상이 일어나면 짧게는 10월, 길게는 11월까지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중간마다 비가 내려 수량이 많아지면 일시 사라진 듯하다가 다시 나타나기 일쑤다. 보가 설치되기 전에는 최하류인 양산과 김해 일대에 간헐적으로 출현했던 녹조가 이제 상류를 제외한 낙동강 전역으로 확산하는 일상사가 되고 만 것이다. 보통의 출현 시점을 6월로 잡는다면 낙동강은 거의 절반의 기간을 녹조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녹조 현상이 심해지면 물 반 녹조 반의 이른바 '녹조라테'가 생성된다. 그 지경이 되면 물은 음용이 어렵게 된다. 낙동강에 식수를 의존하는 경남과 부산의 수역민 건강에 경계음이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또 녹조는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뽑아 번창하기 때문에 수생 동식물의 생존에 치명적이다. 이래저래 습지환경 최대의 적이 아닐 수 없다.

처방은 그동안 너무 많이 거론돼서 재론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그것 외에 마땅한 수단과 방법이 있을 수 없으므로 이번에도 약방문은 한결같다. 보를 파괴해서 강의 환경과 흐름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 이는 근본을 바로 세움이다. 보의 수문을 열어 수량과 유속으로 호수처럼 완만해진 강을 꿈틀거리게 하는 것은 차선책이다. 수십조 원의 혈세를 쏟아부어 건설한 보를 해체하는 일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반면에 수문을 개방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보 건설의 정당성이 훼손되는 부담감만 내려놓는다면 아주 간단한 일이다. 낙동강을 살리고 수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야말로 당국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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