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제도지사'는 누구?] (1)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경제 살리기'는 아주 해묵은 공약입니다. 선거마다 나오는 목소리이지만, 어느 당선자든 제대로 실현했다고 평가받는 일은 드물었죠.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협동과 상생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약 비교와 검증에 이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산업단지 재생·활성화 △창업·일자리 대책 등 세 가지 부문을 놓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경제 살리기' 구상을 들어보고 공약도 비교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없이 대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중소기업계에 몸담은 이들이 자주 하는 얘기다.

이처럼 대기업을 떠받치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있지만, 또 많은 중소기업 CEO는 대기업 납품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고 말한다. 대기업에만 기대면 큰 이윤 창출은 어렵고, 현실적으로 납품 단가 등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은 업체 내부에 기술연구소나 관련 부서를 만들어 연구개발(R&D)에 매진한다. 자기 업체만이 보유한 기술 확보와 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기술이든 제품이든 무언가 새롭게 개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면, 그것은 지적 재산이 되어 비록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도 알짜 기업으로 바꿔놓는다.

도지사 선거 세 후보자는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방안을 어떻게 짜놓았을까.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는 "경남에는 2만 30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있으며, 연구개발 지원으로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창조경제 주체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신기술 창출과 R&D 성과 확산을 위해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경남 미래 50년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후보는 "미래 50년 사업 중 로봇비즈니스벨트, 양산테크비즈타운, 김해 의생명 특화단지 고도화 사업도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을 사업 내용에 포함하고 있다"면서 "산학협력 기술개발 사업 등으로도 중소기업 R&D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는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를 통해 지역 산업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조선산업·해양플랜트 R&D 강화를 통해 고도화 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겠다"며 "해양플랜트 설계 분야 고급기술인력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인력양성을 통한 조선산업 고도화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인재양성 시스템도 구축하겠다"면서 설계기술자 인력양성센터 설치와 인력양성 지원도 약속했다.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는 "경남 투자연계형 R&D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는 "대기업이 기금을 내놓으면 경남도와 시·군이 대응자금을 넣도록 해서 '경남 대기업-중소기업 투자연계형 R&D 펀드(가칭)'를 조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기술이나 신제품을 대기업에서 수의계약으로 구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은 기술력 보호를 통해 독립적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후보와 김 후보의 공약사업 모두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고, 시·군과 연계성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강 후보의 공약은 무엇보다 대기업 참여를 이끌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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