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4대강 사업 후 시기 빨라져"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3년 연속 심각한 녹조현상이 나타났다. 창궐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30일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취수장에서 옅은 녹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6월 초순에야 발견되던 게 올해는 약 일주일 빨랐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본포취수장에서는 마름이 자라고 있었고 녹조 알갱이도 나타났다. 녹조 띠는 본포에만 머물지 않고 창녕함안보 상류, 창녕합천보 소수력발전소 아래, 창녕합천보 좌안에서도 발견됐다.

이들은 "녹조가 낙동강 중류인 경북 고령군 우곡교와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등에서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녹조 현상은 남조류 등의 대량번식으로 생기는 것을 말한다. 녹조는 인·질소 등 영양염류와 햇빛·수온, 물 흐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녹조 구성물질 중 우점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지닌 '마이크로시스틴'은 맹독성 물질로 분류된다. 이번에 녹조와 함께 발견된 마름은 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정체현상을 빚는 연못이나 늪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생태공원 쪽에서 본포취수장까지 녹조띠가 넓게 분포해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이들은 이를 두고 "4대 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대형 보가 물 흐름을 막아 마름도 일찍 발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또한 "본포취수장에서 어린 고라니가 물을 마시러 온 모습을 목격했다"며 "양수처리를 거치지 않은 맹독성 녹조 물을 섭취함에 따라 야생동물 피해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창원 본포취수장은 하루 평균 낙동강물 12만 5000t을 취수해 창원공단, 반송정수장·석동정수장 등을 통해 창원·진해지역 식수로 보낸다. 또 창원시가 관리하는 함안칠서정수장은 24만t을 마산과 함안지역에 공급한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본포취수장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지 취수장에 물을 뿌려 녹조를 흩뜨렸으나 녹조가 알갱이 상태로 취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게 목격됐다"며 "인구 1000만 명이 식수원으로 쓰는 낙동강 수질이 4대 강 사업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나빠진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4대 강 사업 이후 지난 2012년과 지난해 낙동강을 비롯해 4대 강에 '녹조라테'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녹조현상이 생기자 수질을 개선한다던 4대 강 사업 실패가 판명난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 관계자는 녹조 발생이 예년보다 빠른 데 대해 "적은 비가 내린 뒤 고온이 이어지면 비점 등 녹조가 좋아하는 먹이 물질이 강에 많이 유입해 번성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며 "지난달 25일부터 28일 이같이 녹조가 먹이 활동을 하기 딱 좋은 기후가 이어지면서 예년보다 일찍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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