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내 맘대로 여행] (17)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좋은 전쟁이란 있어 본 일이 없다. 또 나쁜 평화라는 것도 있어 본 일이 없다"라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매년 6월은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임을 역사는 물론 현재를 통해 새삼 깨닫게 해준다.

6·25 한국전쟁부터 6·29 제2연평해전까지 우리에게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은 현재 진행형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시기다.

서울 용산에 자리한 전쟁기념관(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1-8).

선사시대 청동검과 생명의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의 상징탑.

우리 민족은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란과 전쟁을 겪으며 살아왔다. 전쟁기념관은 숱하게 겪어온 외세의 침략과 그 시련, 그리고 이를 극복해 온 우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기차를 타고 여정을 시작한다면 용산역에서 걸어서 2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전쟁기념관은 첫 번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선사시대 청동검과 생명의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의 상징탑이 중앙에 우뚝 서 있다. 정문 좌우로는 광개토대왕비의 실물 모형과 국군 장교, 인민군 병사가 포옹하는 모습의 형제의 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형제의 상은 한국전쟁 당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적으로 만난 실제 형제 이야기를 담은 조형물이다.

평화의 광장을 지나면 6개로 공간이 나뉘는 실내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창군 이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17만 명의 이름이 담긴 장부를 보관한 '호국추모실'을 지난다.

엄숙한 이곳을 통과하면 선사시대부터 이 땅을 지켜온 우리 선조의 대외항쟁사와 각종 군사유물을 전시해 놓은 '전쟁 역사실', 북한군의 남침 배경부터 전쟁의 경과와 정전협정 조인까지 6·25 전쟁의 모든 과정을 전시해 놓은 '6·25 전쟁실'을 만날 수 있다.

실제 역사의 한가운데를 통과했던 어르신들의 육성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피난길에 올랐던 처절한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국군 해외파병 활동과 유엔평화유지 활동상을 볼 수 있는 '해외파병실'과 국군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는 '국군발전실'까지 1·2·3층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자료를 만난다.

6·25전쟁 당시 사용됐던 대형장비와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무기와 장비 등이 전시된 '대형 장비실'을 지나면 야외전시장이 등장한다. 육·해·공군의 과거와 현재의 주요 장비 실물을 전시해 놓았다.

계단을 타고 올라 각종 탱크와 헬리콥터, 전투기 등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순식간에 처참한 현장을 만드는 위압적인 살상 무기들이 이제는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전쟁기념관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참수리 357호정 안보전시관'은 곳곳에 박혀 있는 총탄의 흔적과 함께 제2연평해전 당시 치열했던 교전 상황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어 숙연해진다.

전쟁기념관은 전쟁 관련 전시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특별 기획전을 수시로 마련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2-079-3139.

전쟁기념관에 들렀다면, 6·25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 순국선열을 비롯한 경찰관, 국가유공자 등 나라 지킴이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현충원(서울 동작구 현충로 210, 02-815-0625)까지 여행 일정에 포함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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