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거구] (8) 통영시장

인물 면면이 모두 특이한 게 통영시장 선거구다.

특히 전·현직 시장이 맞붙는 선거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또한 시장 후보 중에는 개명까지 한 예비후보가 있는가 하면, 특이한 캐치프레이즈를 건 후보도 있다.

통영시장 선거구는 현재 예비후보 4명이 움직이고 있다.

전·현직 시장인 김동진 예비후보와 진의장 예비후보는 상황이 다르지만 임기 도중 직무정지 상황에 부닥친 것 등에서 닮은 점이 있다. 또 직무정지 또는 중도하차한 시장직을 서로 선거를 통해 뒤를 이은 사연이 있다.

김동진 예비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중도하차했고, 진의장 예비후보는 임기를 채웠지만 임기 중 직무정지 상황이 되기도 했다.

김동진 예비후보는 200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때 한나라당 강부근 후보를 누르고 통영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실어달라며 한 주간지에 돈을 건넨 사실이 인정돼 취임 후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시장 직무가 정지됐고, 구속된 뒤 같은 해 7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후 재선거가 치러졌다. 한나라당은 김동진 후보에게 패배했던 강부근 후보를 다시 공천해 후보로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무소속 진의장 당시 후보에게 또다시 패배했다.

   

진의장 예비후보는 다음 선거인 2006년 지방선거에 당선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진의장 당시 시장은 그러나 전국을 들썩이게 한 SLS그룹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풀려나 누명을 벗었다.

이어 2010년, 당시 진의장 시장의 출마가 불투명한 가운데 7대 통영시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시작됐다. 이때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했던 김동진 예비후보가 사면복권 후 한나라당 안휘준 후보를 꺾으면서 통영시장 선거는 무소속이 여당 후보를 계속해 이기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선거로 김동진 예비후보는 7년 만에 다시 통영시장으로 복귀했다.

김동진·진의장 두 후보는 임기 중 중도하차 또는 직무정지가 되면서 서로 빈 시장 자리를 차지하거나 이어서 시장이 된 사연이 있지만,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치지는 않았다.

결국,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전·현직 숙명의 한판을 벌이게 된 것이다.

통영시장 선거 캠프 한 관계자는 "전직 시장이 따낸 국비 수백억 원을 현 시장이 반납한 예 등 서로 공방할 게 많을 것이다. 국비를 딴 이유도 있고 반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다. 아마 이번 선거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바꾸고 통영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도 있다. 무소속 정덕범 예비후보는 2003년 김동진 당시 시장 중도하차로 시작된 보궐선거에 나섰다. 당시 정덕범 예비후보의 이름은 '정광민'이었다.

정덕범 예비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조상께 고하고 지난해 이름을 바꿨다. 깨끗하고 참신한 시장 후보란 것을 알리고자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제영을 인격교육장으로 만들겠다"는 등의 공약을 말하기도 했다.

박청정 예비후보는 "통영에 통제영 역사가 말해주듯 통영의 시장은 문무를 겸비한 충무공의 후예 해군장교 출신이 통영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이번 지방선거 캐치프레이즈는 '선원은 왕이다'이다.

그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함장을 지냈고 월남전에 참전했다. 해군사관학교에서 교수를 16년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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