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자동차 딜러 이성재 씨

누구나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보는 물건이 있다. 바로 차다. 어느덧 차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리고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차를 판매하는 것이 자신의 천직이라 느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성재(28) 씨다.

이성재 씨는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영업점 대리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상사로부터 "나보다 차에 대해 더 잘 아는 직원", "고객의 요구(Needs)를 정확히 짚어내 상담해주는 직원"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과장님이 절 너무 띄워 주시는 것 같네요."

이성재 씨는 어릴 때부터 '탈것'에 관심이 많았다. 오토바이를 타기도 했고 성인이 되면서 차에 눈을 돌렸다. 20살이 된 뒤에는 곧장 아르바이트를 해 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중고차 매매상이 됐다.

"중고차 딜러를 처음 시작할 때 제 나이가 21살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차를 팔고 나면 큰돈을 만졌어요. 하지만 그게 도리어 화가 돼 나태해졌죠. 대충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고객과 이야기해도 살 사람은 산다는 생각에 차에 대한 공부도 등한시했죠. 처음 시작할 때의 의욕도 사라졌고 결국 일이 잘 안 되더라고요."

차를 판매하는 것이 자신의 천직이라 느낀다는 쌍용자동차 영업점 대리 이성재 씨. /박종완 기자

그러다 자신이 사들인 차로 인해 큰 손해를 봤다. 차량 3대를 구입했는데 침수 차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손 쓸 방법을 몰랐습니다. 방법을 전혀 찾지 못하고 손해만 봤죠."

많은 돈을 만지기도 했고, 반대로 많은 돈도 잃어가며 중고차 딜러로 약 2년의 생활을 하고 군대에 가게 됐다. 군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다만, 일을 하고 있던 사이 생긴 아내와 아기가 눈에 밟혔다.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고, 그에 따른 사명감, 책임감도 뒤따라 생겼다.

"영장이 나오다 보니 아내와 아기는 처가에 둔 채 군대에 갈 수밖에 없었지만 100일 휴가 때 의령에 있는 본가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신혼집을 마련했어요. 차 팔아서 모은 돈이 좀 있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죠."

또래보다 늦게 군대도 갔고, 소중한 가족도 있었지만 2년을 참아내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할지 고민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그는 팰릿(화물의 운송·하역·보관에 쓰는 깔판) 사업에 뛰어들었다.

"팰릿 사업이 초반에는 잘 됐어요. 수완이 좋았던건지 운이 좋았던건지 STX 수출용 팰릿 납품을 하게 됐어요. 초반에는 중고차 딜러 할 때처럼 돈도 잘 벌었죠. 하지만 큰 회사가 흔들리면서 자연스레 저도 사업을 접어야만 했죠."

팰릿 사업은 1년도 채 하지 못했다. 계속 붙잡고 있으면 큰 빚을 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고 다시 찾은 일은 자동차 딜러였다. 대신 중고차에서 신차로 직종만 옮겼고 그 사이 아기가 또 하나 태어났다. 이제는 '딸딸이' 아빠로서 책임감도 더해졌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오래하고 싶지만 '주말부부'로 살고 있다.

이성재 씨는 신차 딜러가 된 뒤 남들처럼 플래카드를 걸기도 했고, 거리에 나가 판촉활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이 일에서 행복함을 느낄 때는 고객과 소통이 될 때다.

"차를 인도하는데 고객님이 지금까지 새 차를 사면서 당신처럼 열성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이도 없었는데 제일 잘해줬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9개월가량 딜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기억인 듯합니다."

중고차와 신차 딜러 모두를 경험한 그는 "중고차 딜러 당시에는 가격을 흥정하니 감흥이 없었고, 자부심도 없었어요. 영업의 방도를 전혀 모르는 무식한 딜러였어요"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반대로 신차 딜러를 하는 자신을 볼 때마다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책임지려는 생각만으로 일을 한다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갔겠지만 제게도 이제는 꿈이 있어요. 같은 딜러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만족도도 높아지고 더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쌍용자동차는 디젤차량이 대다수다. 그래서 그는 디젤차량을 타는 이들에게 조언한다.

"첫째 예열을 하고 나서 시동을 걸어줘야 합니다. 휘발유 차량처럼 계속 시동을 걸다 보면 과급기 고장으로 이어져 시동이 안 걸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신나게 차를 몰고 난 뒤에도 바로 시동을 끄면 안 됩니다. 후열을 안 할 경우 엔진이 받은 열이 제대로 분출이 안 돼 고장이 날 수도 있어요. 꼭 명심하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잠시 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가 깜빡했다며 기사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해 다시 수첩과 펜을 집어들었다.

"여성분들이 작은 차를 많이 선호하는데 사실 여성들이야말로 SUV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차보다 사각지대도 적고, 사이드미러도 크고, 차 폭도 승용차보다 작을 수 있어요. 그리고 자동차 동호회를 통해 차를 평가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보다 전문가와 직접 상담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큰 마음 먹고 구입하는 만큼 동호회보다는 여러 전문가와 직접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