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 67% "진주의료원 서부청사로"…질문순서 바꿔 유리한 쪽 유도 의심

경남도가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겠는지 서부 경남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67.2%가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서부청사가 필요한가를 먼저 묻고, 뒤에 진주의료원 건물 활용방법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경남도는 8일 진주의료원 건물활용방안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브리핑했다.

여론조사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등 8개 시·군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78%p, 응답률은 9.48%였다. 조사방식은 유선전화 ARS였다.

이 여론조사에서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필요한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68%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보통이 19.8%, 필요하지 않다는 대답이 12.2%였다.

서부청사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74.5%가 도움된다고 답했고, 보통이 16.7%, 도움이 안 된다는 대답이 8.8%였다.

간판이 내려진 진주의료원. /경남도민일보 DB

진주의료원의 폐업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88.7%가 알고 있다고 답했고, 11.3%는 모른다고 답했다.

진주의료원 건물을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데 대해 찬반을 묻자 67.2%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32.8%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진주의료원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67.2%가 서부청사를 선택했고, 16.7%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8.0%가 특화병원 재개원을 원했다. 5.1%는 기타공공시설로 활용하기를 원했고, 2.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는 질문순서가 진주의료원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겠는지를 먼저 묻고, 그 이후에 서부청사를 어디에 두면 좋겠는지와 진주의료원 건물을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물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먼저 도청 서부청사가 필요한지와 도청 서부청사가 도움된다고 생각하는지부터 먼저 물은 뒤 진주의료원 도청 서부청사 활용 찬반 여부를 질문했다.

특히, 서부청사 위치는 진주의료원, 혁신도시 등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음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이에 대한 질문이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여론조사는 도청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려고 일부러 설문을 설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데 대한 서부 경남 주민의 의견을 알고자 여론조사를 했을 뿐이다"며 "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의도적으로 설문 설계를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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