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정의하는 표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더 나아가 인간은 문화적 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말은 인간은 서로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삶 속에는 그 사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인간은 사회 속에 둘러싸여 있으며, 결과적으로 그 사회 구성원은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말도 된다.

사회적 영향의 결과는 그 구성원이 속해 있는 사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며, 문화 역시 그 문화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사회의 성격과 문화권의 성격에 따라 그 구성원들의 사고 구조와 문화적 행위는 달라지는 것이다.

사회와 문화의 힘은 당대의 모든 예술작품에도 잘 나타난다. 예술가 또한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음악의 예를 보면, 개화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음악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우리 전통음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형성되었다. 이는 서양의 문화는 선진문화라는 당시 시대적 사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민주화 등 민족의 역사적 현실을 헤쳐 나가기 위한 매우 역동적 시기였다. 당시 음악계의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 중 하나는 '민족음악운동'이었다.

이는 단순히 개화기 이후 서양음악에 비해 소외받아 오던 우리 민족의 음악을 살리자는 운동이 아니었다. 현실을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모든 장르의 음악에 걸쳐 일어난 음악운동이었다. 이 음악운동은 이론적 연구와 함께 실천적으로 행해졌다.

1980년대 한국 음악사회의 현실을 보면 당시 사회의 현실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음악을 단지 미적 대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악 나아가 모든 예술작품은 인간 삶의 표현 방식 중 하나다. 그렇기에 인간들의 구성체인 사회와 무관할 수 없다.

얼마전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을 비롯해 한국 사회를 둘러싼 좋지 못한 소식들 때문인지 우리 음악도 특정 경향에 편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음악보다는 비현실적인 주제의 가사나, 현실 왜곡 또는 과장, 그리고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현실도피적인 음악과 공연들이 그것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 현실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음악은 사회의 영향을 담을 수밖에 없다. 음악작품을 이해하려면 그 음악과 관계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음악 등 예술작품을 통해 우리는 사회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10년이 지나고 또 100년이 지난 후, 오늘날의 음악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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