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김해시 내동 '릴라케이크'

꽃을 피운 케이크. 김해시 내동 현대아파트 후문에 있는 플라워케이크 전문점 '릴라케이크'를 예약하고 찾았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5월의 신부가 많은 요즈음 한 달 전부터 케이크를 예약 주문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케이크 디자이너 김지현(26) 씨는 바쁘다.

빵을 굽고 크림을 발라 꽃 장식을 올리기까지 케이크 1개를 만드는 데 최소 3시간이 걸리니,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케이크는 평균 2개, 최대 3개를 넘을 수가 없다.

고릴라를 닮았다는 별명 때문에 '고'를 빼고 붙인 릴라케이크에서 예약 주문은 최소 1주일 전에 해야 한다. 김 씨가 케이크를 만드는 날은 손님이 가져가기 하루 전날이다.

"어버이날인 8일에 케이크를 가져갈 세 분의 예약이 차 버렸어요. 그랬더니 손님들이 7일에 가져가겠다고 주문 날짜를 당기시더군요. 그럼 저는 6일에 케이크를 만드는 거죠. 남들보다 하루 앞을 사는 기분이에요."

릴라케이크에는 '원데이클래스'가 있어 손님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기자도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했다.

감사 카네이션 케이크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3단계인데 꽃 만들기, 크림 바르기(아이싱), 케이크시트 만들기로 나뉜다.

원데이클래스에서는 꽃 만들기와 크림 바르기를 해 볼 수 있다. 밀가루와 재료를 계량하고 발효시켜 빵을 굽는 과정인 '케이크시트 만들기'는 2시간 정도가 걸려 김지현 씨가 미리 준비해 놓는다.

수강생은 꽃 만들기부터 시작한다. 재료는 버터크림으로 우유버터와 계란 흰자, 설탕물을 넣고 잘 저어주면 된다. 여기에 식용 색소인 '윌튼 색소'를 첨가하면 원하는 색의 꽃을 만들 수 있다.

카네이션을 만들고자 빨간색 크림, 흰색 크림, 분홍색 크림을 사용해 열심히 꽃을 짰다. 성격에 따라 집중력에 따라 꽃이 완성되는 속도는 다르지만, 배우면 누구나 자신이 만들어 놓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장미와 작약 컵케이크

왼손에 종이컵 바닥 크기만 한 '꽃 받침대'를 들고, 오른손에 크림이 담긴 '짤 주머니'를 들고 물결 모양으로 여러 번 이어서 짜면 카네이션 한 송이가 완성된다.

짤 주머니 앞에 달린 '깍지' 모양에 따라 장미, 튤립, 잎사귀 등을 만들 수 있는데, 김지현 씨가 만들 수 있는 꽃은 20여 가지이며 계속 개발 중이다.

완성된 크림 꽃은 플라스틱 가위로 잘 떠서 도마 위에 올리고, 15개가 완성되면 냉장고에 보관한다. 실온에 오래 두면 녹을 수 있기 때문에 냉장 보관한 상태에서 만들어 놓은 케이크시트에 크림 바르기 작업을 한다.

크림 바르기 작업은 갈색의 케이크시트를 3등분해 크림을 발라 쌓아 올리고 두 번에 걸쳐 크림을 발라 매끈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 씨의 안내에 따라 도자기를 빚듯이 케이크를 빚어낸다.

크림을 바른 빵 위 중심부에 카네이션 세 송이를 먼저 올려놓고 주변부에 빼곡히 쌓아 올리면 케이크가 완성된다. 여기에 '사랑합니다'라는 글도 크림으로 짜서 쓰고, 부모님 이름도 새겼다.

   

케이크시트는 당근·브라우니·바나나 세 종류로 미리 선택 가능하다. 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당근 케이크시트에는 당근, 호두, 파인애플, 건포도, 크랜베리, 시나몬이 들어간다.

브라우니는 초콜릿을 더해 아이들이 좋아하며, 바나나 케이크시트는 촉촉한 느낌이 나머지 두 시트보다 많다.

라넌큘러스 컵케이크

김지현 씨는 이름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과 달리, 동네 빵집에서 직접 케이크시트까지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 알 만한, 골목 곳곳을 장악한 대형 빵집에서 1년을 일해봤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는 해당 점포에서 케이크시트를 직접 만들지 않아요. 공장에서 찍어 냉동 배달해 주는데, 시트를 해동해서 크림을 바르고 장식하는 일만 반복해서 하죠. 같은 브랜드인데도 생크림 과일 케이크 맛이 다른 이유는 다 과일 때문이에요. 과일 선택은 점장이 하거든요. 제철 생과일을 쓰는 점장이 운영하는 곳과 통조림 과일로 케이크 장식을 하라는 점장이 있는 곳의 케이크 맛은 하늘과 땅 차이죠. 물론 시트는 다 똑같이 본사에서 받아 쓰지만요."

케이크 디자이너 김지현 씨.

릴라케이크에서는 밀가루를 중력분으로 쓰는 게 특징이다. 대개 케이크시트로 쓰는 밀가루는 박력분으로 연질소맥(부드러운 밀)을 사용해 입자가 곱고 쫀득쫀득하지만, 굽고 나면 빵이 가벼워 꽃 장식을 올리면 내려앉아 버린다.

입자가 큰 중력분은 대신 경질소맥(단단한 밀)을 써서, 굽고 나면 무게감이 크고 꽃 장식 15송이도 거뜬히 올릴 수 있다. 다만 박력분으로 만든 빵보다 상대적으로 푸석푸석하다.

마가린이 들어가지 않아 느끼하지 않고, 달지 않은 크림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가는 게 수제 케이크의 매력이다. 예뻐서 먹기 아까울 정도의 케이크를 선물해 보길 권한다.

아네모네 컵케이크

<메뉴 및 위치>

   

◇메뉴 : △미니케이크 5만 원 △1호 케이크 6만 원 △2호 케이크 8만 원 △3호 케이크 10만 원 △컵케이크 4개 3만 원 △컵케이크 6개 4만 원(원데이클래스 강습비 3만 원 별도).

◇위치 : 김해시 내외로95번길 15(내동).

◇문의 :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tico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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