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국민 죽이기, 세월호와 밀양은 닮았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마지막 보루, 송전 철탑 건설예정에 세워진 움막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3일 저녁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세운 움막 농성장 4곳에서 일제히 촛불 문화제를 개최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부북면 127·129번, 단장면 101번, 상동면 115번 움막 농성장에는 현지 주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연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전과 밀양시가 예고한 움막 농성장 강제 철거 시기가 임박해지면서 긴장감은 최고조로 달하고 있고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에서 빚어진 "국가의 국민 죽이기"를 규탄했다.

이날 상동면 115번 움막 농성장에는 현지 주민과 연대활동가 등 70여 명이 모여 촛불추모제를 열었다. 이들은 밤 공기가 싸늘한 산자락에서 촛불을 켜고 '천개의 바람'을 합창하며 추모제를 시작했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주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께 드립니다'라는 편지를 통해 "세월호와 밀양은 닮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밀양 송전탑 건설예정지에 세워진 움막 농성장 4곳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가 개최된 가운데, 상동면 115번 농성장에 모인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촛불을 들고 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 /임채민 기자

밀양 765㎸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움막 농성장 어둑한 방에서 텔레비전으로 유족들의 울부짖음을 지켜보는 저희 밀양 주민들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밀양 송전탑 주민들이 그러하듯 세월호 참사도 저들의 돈 욕심 때문에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한 "세월호가 기울어진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밀양 송전탑이 시작된 그 시간부터 지금까지 저들은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저들은 돈 버는 일, 자리보전 하는 일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익은 저들이 챙겨왔는데 그로 인해 생겨나는 위험과 고통을 떠넘겨 끝내 사람이 죽게 만드는 일에서도 세월호와 밀양 송전탑은 그대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국가가 버린 사람들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한다. 개조되어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썩어빠진 정부다. 지금 당장 달려가서 여러분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울어주고 싶다. 그러나 우리도 지금 시시각각 조여 오는 농성장 침탈 압박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이 끔찍한 시간을 견뎌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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