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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교육감 후보의 '진보와 보수 사이'

[도교육감 입후보 예정자 인물탐구] (5) 권정호(71) 전 경남도교육감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4년 05월 01일 목요일

권정호 전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2010년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했다. 하지만 당시 당선자 고영진 교육감과 득표율 1.59%p 차로 초박빙 대결을 벌였다. 교육감 재직 시절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책 지향으로 넓은 지지층을 확보해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 김선유 전 예비후보를 지원했지만 단일화 실패에 따른 정치력 한계를 느낀 김 전 예비후보가 사퇴하면서 자연스레 권 전 교육감에게 시선이 쏠렸다. 예비후보 등록과 관련해 교육 원로와 문화예술인, 학부모 3500명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밝힌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고영진 교육감과 세 번째, 박종훈 예비후보가 선거에 나설 경우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유림 학풍을 이어받은 보수 교육자 = 권정호 전 경남도교육감이 교육자가 된 데는 집안 내력과 형편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고성군 하일면 오방리에서 집안 10대 종손으로 태어났다. 유림 선비였던 할아버지 덕에 세 살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천자문>, <소학>, <명심보감> 등을 읽으며 자랐다.

아버지는 마산 창포동사무소 사무장으로 일했는데 덕분에 고성 하일초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마산으로 유학해 마산중앙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16세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가 돌아가시면서 종가 대가족 가세가 급격히 기운다. 마산상고(현 용마고) 입학을 앞둔 때였다. 당장 가세를 일으키려면 취업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마산상고 3학년 재학 중 휴학해 고성 낙서암에서 1년간 고시 공부를 하기도 했다. 이듬해 복학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가업을 이어받으라는 할아버지 말씀에 4년 동안 집안에서 농사일을 했다. 그러던 중 진주교육대학이 개교한다는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를 설득해 농사일을 접고 진학을 결심한다.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한 그는 약속대로 하일초등학교 교사로 발령받아 교육자로 선다. 초등교원으로 시작한 그는 음악 교과가 부담돼 중등교원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당시 어렵기로 소문난 중등교원자격 국가고시에 합격한 그는 고성여중에 발령을 받는다. 이후 고성중, 진주중, 밀양여고, 진주여고, 통영고를 돌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교육자는 스스로 실력을 연마해야 제자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고 믿어 진주중, 밀양여고에 있으면서 경남대학교 국어과와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진주여고 재직 당시 진주교대 요청을 받아 진주교대 출신으로는 처음 모교 교수가 된다. 교수 봉직 17년 되던 해 총장 선거에 출마해 제3대 진주교대 총장이 됐고, 총장 임기 후에는 다시 평교수로 4년 6개월 근무했다. 지난 2007년 정년퇴직한 그는 그해 말 교육계에 몸담은 제자들 권유로 선거에 출마했다. 비주류라는 평가를 딛고 당시 교육감이던 고영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초대 도민 직선 교육감으로 2년 6개월 동안 경남 교육을 이끌었다.

◇현장과 행정 두루 경험 장점 = 권정호 전 경남도교육감은 44년 6개월 동안 겪은 풍부한 교육 경험을 장점으로 꼽는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는 물론 국립대학 교수, 총장, 그리고 교육감까지 지낸 이력은 장점을 넘어 강점으로 꼽힌다.

권 전 교육감은 지난 14대 교육감 재임 시절을 돌아보면 공립 대안학교 설립으로 중도탈락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이뤄낸 것을 성과로 자평한다. 경남교육 청렴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도 자부한다.

그는 입시교육에 지친 학생들을 정부와 공교육이 책임질 때가 됐다는 사회적 메시지로 태봉고를 만든 것이라 말한다.

당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찬반 논란이 팽팽한 가운데서도 이를 과감히 실현한 것은 오직 학생들만 생각한 결과라는 점도 강조한다. 여기에 장학사나 교장 출신이 아닌 대안학교 경험이 풍부한 간디학교 교감을 교장으로 선택하면서 경직된 교원인사 제도도 함께 풀리는 효과도 얻었다는 생각이다.

초·중학교 무상급식 또한 학생들만 보고 내린 결정이라는데 자부심이 있다. "지난 2010년 무상급식이 지방선거 핵심이슈가 되면서 마치 진보의 상징이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는 그는 무상급식을 내세운 이유를 △초·중학교 교육은 의무이자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정신 존중 △학생 평생 건강을 위한 제대로 된 급식 교육 기회 제공 △어려운 농민 생계에 보탬 등 세 가지로 정리한다. 무상급식은 정치 문제, 경제 문제를 넘어 교육적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에는 정치, 경제, 사회를 아우르는 교육적 요소가 담겨 있어 이를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견해였다.

교육감 재임 동안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내부청렴도 1위를 달성한 데 대한 자부심도 크다. 종합청렴도도 2008년 6위에서 2009년 3위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재임 당시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경남교육청이 유일하게 '매우 우수' 등급을 받는 등 '믿을 수 있는 교육청'을 만드는 데 자신이 있다는 태도다.

◇불분명한 성향이 걸림돌 = 하지만 여러 진취적 정책으로 주목받긴 했지만 유림의 자제로 몸에 밴 보수적 생활·사고방식이 정책에 녹아들어 종잡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교육감 재임 당시 공식석상에서 △체벌 옹호 △독서인증제 강제 시행 △연합고사(성취도 평가) 긍정 △폐쇄적 성교육의 필요성을 수 차례 강조해 구설에 올랐다.

"악한 마음은 선한 마음보다 기가 강해 악한 마음을 억누르는 엄한 교육을 해야 한다. 엄한 교육을 위해서는 매를 들어야 한다.", "강제 아니면 교육은 없다. 자율에 너무 역점을 두면 교육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가르쳤으면 확인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교육이 아니다. 성취도 평가를 해야 한다.", "성은 공개적으로 내놓을만한 자랑스러운 게 아니다. 가르칠 때 부끄러움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오욕칠정을 가르치고 인체 구조를 가르치는 게 옳다." 같은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런 지적을 모르지 않는다. 대신 이를 '대쪽 같은 원칙주의'라 설명한다. "학교 교육 행정과 병폐 등을 바로잡는 데 있어서는 유연한 데가 많은데 교단에 오래 서다 보니 깐깐하게 보이는 측면이 많은가 봅니다. 경남교육 행정은 도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더 부드러워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권 전 교육감은 오늘(1일) 오전 11시 태봉고등학교에서 공식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권정호(1942년 8월 14일생)

1961년 2월 마산상업고등학교 졸업

1966년 2월 진주교육대학 졸업

1966년 11월 중등교사자격고시검정(국어과) 통과

1966년~1982년 8월 고성 하일초등학교, 고성여자중학교, 고성여자고등학교, 진주중학교, 밀양여자고등학교, 진주여자고등학교, 통영고등학교 교사

1969년 2월 경남대학교 국어과 학사

1973년 2월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1982년~2007년 8월 진주교육대학 교수'

1986년 2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99년~2003년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2003년 3월~2007년 12월 (사)남명학연구원 이사장'

2007년 12월~2010년 6월 경남도교육청 교육감(제14대)

현 진주교육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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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