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맛국물에 우러난 메기탕 맛 일품

멸치는 여러모로 쓸데가 많다. 된장국이나 미역국의 맛국물을 내는데 빠지지 않고 날것은 날것대로, 말린 것은 말린 것대로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또 생멸치에 소금을 듬뿍 넣고 시원한 곳에서 몇 달 곰삭혀 멸치젓을 만드는데 이것은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글 때 빠질 수 없는 양념으로 쓰인다. 어디 그 뿐인가. 막 잡아낸 싱싱한 생멸치는 횟감으로도 그만이다.
어릴 적에 누구 어머니랄 것 없이 ‘철분이 많이 들었으니 멸치 많이 먹으면 키가 쑥쑥 자란단다’는 말과 함께 멸치볶음을 하얀 쌀밥 위에 올려주시곤 했는데 그때 먹었던 고소한 그 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 고소한 추억을 새삼 맛볼 수 있는 곳이 해안횟집(대표 이만길)이다. 이곳은 이만길(여.64)대표의 친정어머니 때부터 메기탕을 전문으로 하던 집이다.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이 사장이 벌써 30년 넘게 가업을 이어왔고 10여년 전부턴 아들과 며느리가 이 사장의 손맛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7년 전에 아예 장소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메기탕과 함께 미역국(5000원).멸치쌈밥(5000원).내장탕(6000원)은 물론 회덮밥(7000원)과 새우구이(1만원).볼락구이(2만원).멸치회(2만원), 호래기.낙지.해삼.멍게.개불(이상 2만원)과 모듬회까지 메뉴가 다양해졌다.

이 집의 대표메뉴인 메기탕은 멸치맛국물에 메기를 토막내 앉히고 무 숭숭 썰어 넣고는 미나리와 모재기(어초종류)를 살짝 올려 끓여내는데 시원한 국물이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맛을 낸다. 단골손님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

멸치쌈밥도 메기탕에 뒤질세라 찾는 손님들이 많다. 싱싱한 멸치를 뼈는 발라내고 머리와 내장도 떼내 솥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땡초.양파.대파에 양념장을 함께 넣어 끓인다. 몇 분만 끓이면 작은 멸치몸통이 하나도 으깨지지 않고 그 모양 그대로 양념이 밴다.

이렇게 끓인 멸치조림은 상추.깻잎.배춧잎.생미역과 살짝 데친 케일 등 쌈재료에 밥을 한 숟갈 놓고 그 위에 얹은 다음 멸치젓갈이나 된장을 살짝 올려 한 입에 먹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힌다.

특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밑반찬으로 나오는 호래기젓갈과 통멸치젓갈이나 된장, 혹은 멸치액젓이나 멸치무침을 쌈에 올려 멸치조림과 함께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여기다 미역국까지 한 그릇 같이 나오는데 그것만으로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멸치쌈밥에 딸려 나오는 미역국보다 한 단계 높여 도다리 몇 토막을 넣고 끓인 미역국은 따로 메뉴가 있는데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 맛이 감질나 찾는 이들이 많다. 대구와 도다리알.메기나 아귀창자까지 넣고 버섯과 함께 푸짐하게 끓여내는 내장탕도 별미다.

또 하나 해안횟집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대형 수족관에 자연산 멍게를 비롯해 갖가지 해산물들이 산 채로 있는데 음식맛 만큼이나 신선하고 푸짐해 보여 그만이다. (055)246-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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