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혈에 효능 있는 하수오 시중엔 대용품도 많이 유통

예부터 한의학에서는 머리카락을 검게 해주며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하여 하수오를 인삼만큼 귀한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동의보감>도 하수오가 "혈과 기운을 도와주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원기를 보충하고 머리털을 검어지게 한다"고 설명해놓고 있다.

하수오(何首烏)라는 명칭은 옛날에 하씨(何氏)라는 사람이 이 약을 복용해 자식을 얻고, 또한 오랫동안 복용해 머리카락과 수염이 검어졌다고 하여 붙게 되었다.

하수오는 기와 혈을 보충해주는 데다 갱년기 여성의 피부와 여성호르몬 분비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며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홈쇼핑에서 하수오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아 관련 제품만도 24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적하수오는 혈(血)에 작용하고, 백하수오는 기(氣)에 작용한다. 생으로 쓰는 경우 적하수오는 혈을 잘 소통시키고 어혈을 치료하는 효능을 띤다. 백하수오는 기가 허한 사람을 보하는 효능을 가진다.

검은콩과 같이 쪄서 햇볕에 말리는 가공을 9회에 걸쳐 하게 되면 원기를 보충하고, 근골을 강하게 하고, 모발을 검게 하는 효능이 있다. 백하수오가 적하수오보다 보하는 작용이 더 강하다고 한다.

한약기준서적에서 하수오는 '하수오(마디풀과)의 덩이뿌리', 백수오는 '은조롱(박주가릿과)의 덩이뿌리'로 정의되어 있다.

마디풀과 하수오가 적하수오고, 백수오가 백하수오에 해당한다. 원래는 '적', '백'이란 말없이 하수오만 있었으나, 백수오가 비슷한 이름 때문에 백하수오로 잘못 불리면서 백하수오와 구분 짓기 위해 기존의 하수오를 적하수오라 부르게 되었다.

현재 시중에서는 백하수오가 '은조롱'이 아닌 '이엽우피소'라는 대용품으로 적지 않게 유통되고 있다. 정품인 은조롱의 재배 기간이 3∼4년 걸리는 데 비해 이엽우피소는 1년 정도면 수확할 수 있어 농가에서는 이엽우피소를 재배해 유통하는 실정이다. 적하수오 역시 대용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엽우피소는 주요 약효 성분인 물질이 주요 독성 물질이기도 해 일정한 급성 독성반응이 있으나 일반 사용량에 따라 내복하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한다.

백하수오, 적하수오, 하수오, 백수오, 은조롱, 이엽우피소 등 다양한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약재들이 모두 제각기 효능을 가지므로 어느 것이 더 유효하다, 해가 없다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조차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한의원에서는 제약회사 측의 성분 검사를 통과한 약재들만 사용하고 있다.

한약재는 제각각 한쪽으로 치우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약효를 발휘하는데, 때로는 약간의 독성을 가진 약재들도 있으나 그 독성을 활용하여 치료에 응용하기도 한다.

   

아무리 훌륭한 약재라도 필요한 증상에 필요한 양을 먹으면 약이 되지만 과량을 복용하면 독이 되는 것이다.

/오택신 창원 해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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