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에서는 19금에 관련된 주제들을 찾아 청소년들의 실제 현실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 토크 코너를 마련하였다.

첫 번째 시간 야동이다. 야구동영상이 아니라 바로 19금 야한 동영상 그 '야동'에 대한 이야기를 남·여학생들이 있는 그대로 생생한 토론과 설전을 벌였다.

문주성(남·이하 문) : 저는 누나도 있고, 중학교를 남녀공학을 다니다보니 여자한테 관심이 별로 없어요. 야동은 고등학생 때 친구들 통해서 봤어요. 사실 처음 봤을 때 더럽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최영환(남·이하 최) : 전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에 집에 가서 그걸 검색했는데, 성인인증을 하라고 뜨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 주민등록번호인증을 하고 봤는데 그게 야동이더라고요. 큰 충격을 받았죠.

정미진(여·이하 정) : 저는 오빠가 있는데, 친구들이 남자들은 야동을 많이 본다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오빠도 그런 걸 보나 싶어서 컴퓨터를 뒤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봤죠. 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어요. 여기서는 제가 빨리 접한 편인 것 같은데 보통 초등학생 때 많이 보지 않나요?

안성미(여·이하 안) : 맞아요. 저도 초등학교 5학년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TV 채널을 돌리다가 어떤 채널을 봤는데 야시시한 부분이 나오더라고요. 아 그건 성인영화인가? 그러면 실질적으로 야동을 본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인 것 같아요. 우리 중학교 때는 학교에 가면 칠판에 야동사이트를 써놓고 그랬어요. 아마 공학이라서 그랬나 봐요.

어떤 경로를 통해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야동을 접하는 것일까?

정 :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내려 받아서 봐요.

최 : 머리가 좋은 애들은 고급기술을 쓰기도 하더라고요. 토렌트나 우회프로그램이나. 또 요즘은 페북이나 SNS에서 쉽게 볼 수도 있어요.

필통 19금 톡톡에 참여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성미, 정미진, 문주성, 최영환 학생.

안 : 뭐 집에 컴퓨터를 뒤지다보면 누군가(?) 다운받아 놓은 게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친구들끼리는 성인인증이 되어있는 아이디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문 : 맞아요. 어떤 한 명의 야동 사이트 아이디가 있으면 반 전체가 그걸 사용해요. 그럼 야동을 보면 목록이 남는데 그거를 삭제하지 말고 놔두라고 해요. 그런데 그게 30페이지가 넘는 경우도 있어요.

호기심 있는 청소년들, 가뜩이나 사춘기등 민감한 시기에 야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러면 과연 그들이 보는 야동은 어떤 것이고 얼마만큼 자주 접하는 것일까?

정 : 남학생과 여학생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여학생들은 대부분 찾아 보고 그런 것 같진 않아요.

안 : 어느 정도 지나면 흥미가 떨어져서 그렇게 찾지 않아요. 공유링크가 오면 가끔 보기도 하고요.

문 : 남학생들은 딱히 가려서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요. 남학생들은 자주 찾아보는 편이죠. 어떤 애들은 매일 보는 애들도 있어요.

최 : 호기심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취미생활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정 : 여학생들은 야동을 찾아보기보다는 성인영화 같은 걸 자주 보는 것 같아요. 행위 위주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인 듯!

야동이 청소년들 사이에 보편화(?) 되어 버린 현실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건 야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자위행위로 이어지고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야동을 현실에서 흉내 내는 상황까지도 초래하진 않을까?

안 : 적나라한 야동을 보고 계속 거기 빠지는 여학생은 거의 없을걸요. 공부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정 : 성행위만 강조하니까 좀 식상하죠. 여학생들은 그런 성행위도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뭔가 로맨스(?)가 동반되길 바라는 거죠.

문 : 사실 남학생들은 자꾸 더 자극적이고 쎈 걸 찾는 것 같아요. 자꾸 보게 되고요. 그렇다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축구 좋아한다고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최 : 야동이 자위로 이어지고 자주 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맞아요. 그래서 중독되는 친구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ㅋㅋ

안 : 여학생들은 자위를 안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거의 없죠.

문 : 이성친구가 있는 애들은 따라서 흉내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교에 이런 저런 소문들은 있죠. 물론 과장된 이야기들이겠지만요…

정 : 오히려 이성친구들은 더 스킨십을 어려워하지 않나요?

최 : 사실 사귀면 키스정도까지는 다 하잖아요.(자기는 못해 봤단다.)

야동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나쁜 영향? 그렇다. 명백한 건 야동은 가짜고, 가짜인 이유는 섹스라는 행위에 제일 중요한 남녀의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 : 현실적으로 성적인 호기심을 풀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문 : 남자 애들이 여자한테 관심이 많으니까 야동이지만 가장 말초적인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은 긍정적인 면 아닌가요? 그런데 저는 성관계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야동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나쁜 것 같아요.

안 : 학교에서 성에 대한 것들을 성교육으로 다 알려주지 못하니까, 부족한 부분을 야동이 채우는 것 같아요. 그런데 분명 야동과 현실은 다를 거잖아요. 그걸 우리는 구분을 못하죠. 그건 문제죠.

정 : 누구나 인간은 성욕이 있잖아요. 청소년이라고 무조건 막지만 야동이란 것이 일부분 해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죠. 전 성교육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봐요.^^

성교육을 하기 전에 야동을 먼저 접한다.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법으로 실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안 되는 것일까?

정 : 애들은 이미 야동을 섭렵했는데 뭐 못할 말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다 깨 놓고 얘기하고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성이란 것이 왜 중요한지 제대로 알려줬으면 해요.

문 : 요즘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성교육이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건 맞아요.

최 : 야동과 진짜 사랑의 차이가 뭔지, 남녀의 성행위시 차이 등 진짜 남자가 알아야 할 성에 대한 정보, 이런 걸 교육해야 되지 않을까요?

안 : 섹스가 법적으로 19금은 아니잖아요. 금기시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지금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야동은 ○○이다' 재미있는 정의를 부탁했다.

정 : 야동은 가짜다! 야동은 단지 육체적 행위만 강조한 거니까.

안 : 야동은 성교육이다! 그것으로나마 일단 아는 게 다행인 것 같아요. 성교육 제대로 합시다.

문 : 야동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센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접해야 하는 거고 싫은 사람이 있으면 안 보면 그만인 거고.

최 : 야동은 약이다! 적당히 먹으면 좋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ㅋㅋ

/필통(정미진(삼현여고2), 최영환(중앙고2)기자·http://www.ifeelt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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