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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엔 이름난 '누'가 2곳…영남루와 '태화루'

[경남 맛집] 밀양시 내이동 '태화루'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4년 04월 16일 수요일

3대를 이어온 중화요리 전문점 '태화루'를 찾았다. 지난 1954년 밀양 땅에 처음으로 생긴 중화요리 1호점 태화루는 화교가 차린 식당이다. 밀양에서 나고 자라 중년을 맞은 이들 중에 태화루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라고.

밀양시 내이동에 있는 태화루를 찾은 점심이 지난 시간, 백발의 노인 세 명이 요리를 즐기고 있다. 50년 넘게 단골이란다.

"찾아온 어르신 중에는 어린 시절 저희 태화루에서 중국요리를 처음 드신 분도 계세요. 옛날 그 맛이 안 난다고 하면서도 계속 찾으시죠. 돌아가신 저희 할아버님의 실력을 제가 못 쫓아갑니다."

태화루의 3대 사장 이문건(52) 씨가 추천하는 인기 메뉴 수소면, 사천탕수육, 유산슬을 맛봤다.

물이 있는 볶음면이라는 뜻의 수소면. 일반적인 중화요리점의 수소면이 넓은 접시 위에 볶은 국수가 올려져 육수가 바닥을 출렁일 정도의 모습이라면, 태화루는 우동에 가깝다.

   
  사천탕수육. /박정연 기자  

국물이 붉지 않고 맑으며 넉넉하다는 점에선 우동을 닮았지만 불맛이 매우 강해 우동과는 완전 다르다. 수소면은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흰짬뽕에 가까운 맛이나, 또 그것과 같다고도 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면요리이다.

수소면 국물 맛은 닭고기 육수에 새우·오징어·소라가 더해져 담백하고 묵직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난다. 굵은 맛은 고기 육수와 고명으로 잘게 썬 돼지고기가 만나서일 테고, 시원한 맛은 푸짐하게 들어간 해산물과 피망, 청양고추가 한몫했다. 특히 부드러운 면발은 소화력이 좋아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했다.

부드러운 면을 내는 비법은 옛것을 고수한 이문건 씨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태화루에서는 '면강화제' 대신 '빙소다'를 쓴다.

"저도 면짱이라고 불리는 면강화제를 써서 면을 뽑아 봤지요. 반죽하기 편하고 삶았을 때 잘 퍼지지도 않거든요.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부드러움이 달라요."

이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했던 대로 빙소다를 고집한다. 빙소다는 얼음덩어리 형태의 식소다라는 뜻으로 가루 형태 식소다와 다르다.

"면발이 맛있어 보이게 노란빛이 나는 건 면강화제를 썼다는 거예요. 강화제를 써 반죽한 면으로 뽑으면 탄력이 좋아 쉽게 안 퍼져 배달하기 좋죠. 우리 집 면은 잘 퍼져서 배달을 안 해요. 손님들도 그걸 알고 대부분 직접 와서 즐기거나, 퍼져도 괜찮으니 배달해 달라고 하시곤 하죠."

   
  수소면. /박정연 기자  

다음으로 태화루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사천탕수육을 먹었다. '사천'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데서 알 수 있듯이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대개의 탕수육 소스 맛이 새콤과 달콤에서 그친다면 사천탕수육은 새콤·달콤에 매콤까지 더해졌다.

약간 밋밋한 맛이 나던 수소면을 먹다가 사천탕수육을 한 점 먹으니 더 맛있게 어울린다. 고추기름과 청양고추를 더한 탕수육 소스보다 중요한 건 돼지고기 상태와 옷을 입혀 튀겨 내는 일이다.

"매일 돼지고기 뒷다리를 통째로 사옵니다. 네모 반듯하게 냉동된 돼지고기를 써서는 곤란하죠, 육즙이 다르니까요. 뒷다리에 붙은 살은 빚어 내듯 먹기 좋게 손질합니다. 여기에 고구마 전분을 묻히는 범벅 비율이 중요한데, 그래야 옷을 까슬까슬 거칠게 입힐 수 있어요."

마지막 주인공 유산슬. 태화루의 유산슬은 여느 집과 달리 붉다. 고추기름을 쓰기 때문이다.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뒷맛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간다. 콩기름에 열을 가해 고춧가루로 직접 고추기름을 만드니 일반 판매하는 고추기름보다 훨씬 붉다.

   
  유산슬. /박정연 기자  

"수소면은 할아버지 때부터 해온 태화루만의 방식을 고집하고, 사천탕수육과 유산슬은 고추기름을 써 매운맛을 더해 3대에 와서 변화를 시도한 경우죠."

이문건 씨의 할아버지 이제태(1912년 출생) 씨는 고향이 중국 산동이다. 중국 사리원에서 무역업을 하던 이제태 씨는 한국전쟁 때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피란민에 휩쓸려 남쪽으로 내려왔다.

밀양에 있던 미군부대 근처에서 미군들이 먹는 만두와 빵을 만들어 급식을 납품하다가 중국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태화루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밀양시 내일동 영남루 근처에 있던 태화루는 지난 2008년 밀양시 내이동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3대째 이어오는 식당에 어르신, 아들, 손주 3대가 다 같이 와서 먹는 모습을 볼 때가 뿌듯합니다."  

   
  태화루 이문건(오른쪽) 사장과 홀을 담당하는 아내 이혜정 씨. /박정연 기자  

<메뉴 및 위치>

   

◇메뉴 : △수소면 7000원 △자장면 4000원 △짬뽕 4500원 △사천탕수육 소 1만 9000원·중 2만 2000원·대 2만 5000원 △유산슬 2만 5000원 △알뜰코스1 탕수육+자장면 1만 2000원 △알뜰코스2 탕수육+짬뽕 1만 3000원 △2인 코스 유산슬+탕수육+식사 3만 원 △3인 코스 유산슬+양장피+칠리새우+탕수육+식사 5만 원 △5인 코스 유산슬+양장피+칠리새우+난자완스+탕수육+식사 10만 원.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매월 둘째·넷째주 화요일 휴무).

◇위치 : 밀양시 북성로59(내이동).

◇전화 : 055-354-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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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