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노출은 피해야 하지만 꼭 필요한 방사선 검사는 받아야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해 많은 사람이 방사선 피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의료기기 방사선 피폭량이 상당하다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진단용 방사선 노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고 환자 피폭을 합리적으로 최소화하려고 '국민 개인별 맞춤형 방사선 안전관리'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알린 바 있다.

방사선은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 방사선은 땅속의 광물질, 우주, 음식물, 우리의 몸속으로부터 발생한다. 자연 방사선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인 우라늄의 매장량이 많고 적음과 해발 고도의 차이 등에 따라 지역별 차이가 있다. 사람은 연간 평균 2.4m㏜(밀리시버트)의 자연 방사선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인공 방사선은 인위적인 행위에 의해 발생하는 방사선을 말한다. 병원의 진단방사선과 치료에 쓰이는 치료 방사선, 공항에서 쓰이는 보안 검색 장치, TV 등과 같은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원전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등이다.

방사선 피폭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은 두 가지로 나뉜다. 1∼2㏜(1000∼2000m㏜, 일반인 허용선량의 1000∼2000배) 이상 높은 방사선량에 피폭되면 누구도 피할 수 없이 나타내는 증상이나 질병을 '확정적 영향'이라 부른다. 노출된 선량이 많아질수록 구토, 설사, 혈구 감소 등의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4㏜ 피폭 시에는 한 달 내에 50%가 사망한다.

확률적 영향은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이 생기는 상황에 해당하는데, 노출 선량이 높을수록 암이나 기타 질환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높은 선량에 노출됐다고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확률이 증가한다. 일본 원폭피해 생존자의 50년간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1㏜ 피폭량 증가에 따라 암 발생 확률은 5.5% 증가한다.

저선량의 방사선 검사에서 암의 발생률은 직접적으로 산출할 수 없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에 1㏜ 정도 노출될 경우 암 발생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약 5% 높아진다.

다른 보고에 의하면 100m㏜ 이하의 방사선 피폭 시에는 방사선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암 발생률이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교적 자주 시행하는 흉부단순촬영의 경우 피폭선량은 0.1m㏜이며 두부 CT는 2m㏜, 복부 CT는 10m㏜다.

이는 평균 성인일 경우다. 실제 피폭선량은 신체의 사이즈, 검사 종류·기계에 따라 달라지는데 흉부단순촬영은 1000회를 받아도 암 발생률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방사선 검사는 진단의학적 이득이 아주 크기 때문에 피해를 우려해 검사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필요에 따라 적합하게 촬영되는 CT를 포함한 방사선 검사에서 받는 진단용 방사선의 피폭선량으로는 신체적·유전적 이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항상 자연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고 방사선 검사도 해야 할 상황이 많은 게 사실이다.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류은미 창원파티마병원 영상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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