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도 냉증 발병할 수도...육류위주 식습관 탓 위 약해져

한의 질병 분류 중에 '대하'라는 병명이 있다. 보통 냉대하('냉'증과 '대하'증)라고 많이 불리는데 색깔이나 양, 양상 등이 정상과는 다른 질 분비물이 배출된다.

냉(冷)증은 차다는 뜻이다. 아래가 차가우면 자궁이나 질부의 면역력이 떨어진다.

냉증은 이때 잡균이 번식해서 질염이나 기타 질을 포함한 외부생식기의 이상으로 분비물이 배출되는 것이다.

대하(帶下)라는 말도 뜻을 알면 유익하다. 우리 몸에 경락(기운의 흐르는 통로)이 여러 개 있는데 골반을 둘러싸고 있는 경락을 허리띠(帶)와 비슷하다 해서 대맥(帶脈)이라 부른다. 이 경락의 기운이 허약해져서 처지게 되면 흘러내리는 것(下)이 대하증이다.

대하의 원인은 앞에 말한 냉증이다. 냉증은 골반 내 장기 자체가 유산, 소파, 지나친 성생활 등으로 약해지거나 비위생적 생활로 감염될 때 생긴다. 소화력이 떨어져도 연쇄적으로 대맥이 허해지며 냉증이 생겨 질염이 되기도 한다.

서양의학적으로는 조산, 자궁내막암, 골반염증성질환, 사면발이증, 질암, 난소난관염, 조기양막파수, 융모양막염, 자궁경부염, 트리코모나스증, 칸디다성 외음질염, 자궁경부암, 자궁경관무력증, 임균성 요도염, 외음질의 이물, 급성 질염, 융모막 암종, 노인성 (위축성) 질염, 조기진통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종종 '아이들도 냉이 있어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아이들은 외음부나 질 내부가 어른처럼 성숙해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세균에 감염된다고 해석하기는 석연치 않다. 비위생적인 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

원인은 식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단것, 찬 것을 즐겨 먹고 잦은 간식과 육류를 너무 일찍 섭취한다. 위장이 약해지면 습기가 차고 대맥이 허해져서 대하증이 되기도 한다.

서양의학에서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다, 칸디다 질염이다 해서 세균의 감염을 중시한다. 그래서 정확한 감염 세균을 알기 위해 세균배양검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균을 퇴치하여도 면역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다.

한방 치료는 면역력 강화를 제일 목표로 한다.

즉 아래로 처진 기운을 채워서 들어주면서 아래의 습기를 다스려 균이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위장이 약해 습기가 있다면 이것도 다스린다. 아래가 차다면 데워 주는 치료로 침, 뜸, 한약을 사용한다.

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 배나 아래가 따뜻해지게 하고 겨울에 짧은 치마를 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냉증이라고 방을 덥게 해 땀을 내거나 옷을 껴입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팬티스타킹이나 꼭 끼는 옷은 국부를 더 습하게 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이곤 창원 규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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