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대화제의 공문 수령거부…후보측 "공천면접 등 민감한 시기"

선거 슬로건으로 '소통의 도지사'를 내세운 박완수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사전에 예정된 지역 노동단체의 대화 제의 공문 수령을 거부하는 '불통 대응'을 보여 빈축을 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20일 박완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이 있는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명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는 박 예비후보가 지난달 6일 진주시청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 공약을 밝힌 데 이어 17일 진주의료원 재개원 공약을 '경남행복의료원 설립'으로 고쳐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당시 박 예비후보는 "진주의료원 노동조합에 대해 도민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인정할 수 없으며 새로 설립하는 경남행복의료원은 기존 노조와 무관하기 때문에 '고용 보장'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밝혔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서부 경남과 진주 상황에 맞고 지역민이 바라는 진주의료원 재개원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박 후보 측과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민사회와 전문가, 의원, 지역 주민 등 재개원을 바라는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서 지역민에게 사랑받고 경쟁력도 갖춘 '전국 최고 공공병원'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며 "박완수 후보는 불통 도정으로 일관한 홍준표 도지사와 달리 진주의료원 노동자의 재개원을 위한 '대화' 요구를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보건의료노조는 사전 협의에 따라 박 예비후보에게 회견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박 예비후보 측은 회견이 끝난 뒤 돌연 공문 수령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한 조합원은 "소통의 도지사 후보라더니 홍준표 지사와 다를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은 "홍준표 지사는 기자회견 후 공문을 전달하면 받아주는 시늉이라도 했다"며 "소통의 도지사라는 선거 슬로건은 허구에 불과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창원서부경찰서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있기 전 오전 일찍 박 예비후보 측에 보건의료노조 측의 관련 공문 수령 여부를 물었고 박 예비후보 측이 수용했다"며 "돌연 공문 수령을 거부해 우리도 황당하다"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찾아간 자리에서 "오늘(20일)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선정을 위한 예비후보자 면접이 있는 등 민감한 시기라 공문을 받는 데 부담이 있다"며 "보건의료노조 입장은 충분히 들어 아는 만큼 그냥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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