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갑이다-이것이 쟁점] (11) 의령군수

이번 의령군수 선거는 사실상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정책이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현 김채용 의령군수의 3선 도전에 앞서 역대 군수의 공약과 군정 방향이 이미 마무리됐거나 접목할 만한 부분이 사실상 없다.

의령군의 지난해 예산은 3394억 원으로 인구 비례 전체 예산이 결코 다른 지자체에 뒤지지 않는 등 민선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재정자립도는 여전히 도내 꼴찌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의령군이 추진한 크고 작은 각종 사업에 국비를 비롯해 도비 의존도가 높았다. 특히 농업·노인복지 예산 또한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아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차기 군수의 역할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지난 2월 말 인구 3만 명이 무너져 인구 유입을 위한 정주 여건과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도 20호선 4차로 확장

의령군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철도와 고속도로를 조기 착공하고 관련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발전에 가속도를 낸다는 양대 장기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산업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의령읍~정곡~부림면을 잇는 국도 20호선 확·포장공사다. 군은 오는 2019년 완공될 함양~울산 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국도 20호선 조기 착공으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체를 대규모로 유치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국도 4차로 개설공사의 전망이 불투명해 속을 태우는 실정이다.

현재 의령군이 내세우는 사업 당위성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경남의 동맥인 남해고속도로와 현재 시행 중인 함양~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2019년에 맞추어 양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인 국도 20호선을 확장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현재 도로 구조가 잦은 교통사고로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마의 도로'라는 것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남 중서부 내륙지역 개발 촉진을 위해 4차로 사업의 조기 착공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군은 또 남해고속도로 군북나들목에서 함양~울산 고속도로 감암IC를 연결하는 국도 20호선이 향후 물동량 증가로 국도 정체구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에 대비한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업이 시행 중인 국도 20호선 용덕면 운곡리~정곡면 죽전리까지 4.7㎞ 구간은 2차로로 계획돼 있어 앞으로 물동량이 국도 20호선으로 분산되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곡면 세간리 구간은 운전자와 주민 모두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의령읍 무전리~합천군 청덕면까지 26.1㎞를 4차로로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령 정곡면 월현들 전경. /의령군

◇삼성그룹 향한 끈질긴 구애

국내 최대 재벌그룹인 삼성을 향한 의령군의 투자 구애가 재시동을 걸었다. 덩달아 삼성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군민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배출한 의령군은 그동안 삼성의 투자를 유치해 변화와 발전의 속도를 높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군은 지난 10여 년간 삼성에 호암 생가가 있는 정곡면 일대에 공장이나 기술원 설립 등 여러 형태로 투자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군민의 바람과 달리 삼성은 의령이라는 작은 도시가 눈에 띄지 않았는지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의령군과 군민은 오랜 세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삼성의 문을 두드려 왔지만, 지금껏 아무런 소득이 없자 실망도 그만큼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 측이 의령지역에 투자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5월 5일 삼성의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이 헬기를 이용해 할아버지의 생가를 깜짝 방문, 의령과 관련한 삼성의 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의령군은 삼성과의 협력 여건이 성숙하면 향후 조성 예정인 산업단지에 삼성그룹이 참여하고 입주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생가 인근에는 호암 기념역사관을 건립해 삼성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관광객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생가 방문객에게 좀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다.

또 삼성제품 홍보·전시·판매관을 설치해 삼성그룹에서 생산되는 각종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전문대학 등 기술인력 양성기관을 세워 기업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실무자 양성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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