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감 입후보 예정자 인물탐구] (1) 고영진(67) 현 경남도교육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경남도교육감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예비후보자와 출마가 확실시되는 출마예정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그들이 걸어온 길을 통해 교육 철학을 자세히 알고 앞으로 경남교육을 어떻게 설계할 계획인지 꼼꼼히 따져본다. 고영진 출마예정자와 김명룡·김선유·박종훈 예비후보 순(가나다순)으로 싣는다.

◇교육행정경험 풍부 = 고영진 교육감은 오는 4월 경남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13대 교육감, 2010년 15대 교육감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교사를 시작으로 교장, 교육장, 총장, 교육감 등 다양한 교육행정경험을 한 그는 아버지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진주에서 태어나 천전초·진주중학교·진주고교를 졸업한 고 교육감은 경남대 사범대에 진학하면서 교육자 길로 들어섰다. 어린 시절 정치인을 꿈꿨다는 고 교육감의 조부는 진주 금산면 갈전리 일대에서 1000석 지기 부농이었고, 부친은 동국대를 나와 진주고·진주농고 등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부친은 반성중학교 교감으로 있던 시절 인근 반성종합고등학교(현 진주외국어고등학교)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 이 학교를 인수했다.

고 교육감은 이를 계기로 교사가 되라는 부친의 권유로 경남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해 1980년부터 반성종고 교단에 섰다. 이후 86년 교감 직무대리를 맡았고, 부친이 작고한 후 93년부터 96년까지 교장을 지냈다. 93년 고 교육감의 부인인 이임선 씨가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94년 학교법인이 청우학원에서 난정학원으로 바뀌었다. 97년 교명이 진주외국어고등학교로 변경됐다. 고 교육감의 친동생인 고영실 씨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 8월까지 10대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고영진 교육감.

반성종고를 떠난 고 교육감은 삼가·명신고등학교 교장을 맡았다. 또 경상남도교육연구원 자료제작부장과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정보화과장, 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3년 13대 교육감에 당선됐다.

이후 주민직선제로 치러진 2007년 12월 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그는 2년간 한국국제대학교 총장직을 맡으며 고등교육을 경험했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재선에 도전해 수장이 된 그는 현재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자신의 안보관 교육정책으로 = 고 교육감은 15대 임기를 돌아보면서 나라사랑교육으로 역사를 바르게 알게 하고 통일 대비 교육을 앞서 실천했다고 자평했다. 또 '교육만이 희망이다'라는 소신으로 명문대학 합격률 상승보다 학업중도탈락학생 비율 감소를 더 값진 성과라고 자부했다.

지난해 나라사랑교육을 역점 과제로 제시한 고 교육감은 최고령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7·통영시) 할머니의 일대기를 담은 <나를 잊지 마세요>를 일본어·영어·중국어판으로 펴내 세계 각지로 보내는 등 위안부 문제 관련 이슈를 선점하기도 했다.

그는 <나를 잊지 마세요> 출판기념회 때 "일본 아베 총리가 위반부 강제동원의 증거가 없다고 한 망언을 듣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증거를 꼭 찾아내어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적 있다.

고 교육감의 이러한 가치관은 도내 학생들에게 독도교육과 천안함 안보체험, 애국가 4절 부르기 등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 펴낸 <고영진의 꿈·희망·미래교육-1350일>에서 "천안함 폭침, 이어진 연평도 폭격, 최근의 GPS 교란 전파공격 등 한국전쟁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가 통일되지 않은 분단의 상태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더 이상의 희생이 없는 평화와 통일 미래를 위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교육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 교육감이 지난해 공식석상마다 강조한 말은 '학업중도탈락학생 예방'이었다. 이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학업중단 학생 비율이 낮아지는 성과를 냈다. 또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교에 설치한 대안교실인 '꿈키움교실'은 전국 모델이 됐고 지난달 교육부 지정 학업중단 대책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경남꿈키움학교(중학교과정 공립 중학교) 개교와 학교 부적응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공립 교육기관인 진산학생교육원 개원은 공립 대안교육의 길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감이라서… 한계 보여 = 하지만 고 교육감은 지난해 이슈화된 굵직한 교육 정책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교원 업무 경감 문제 등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고 교육감은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25일 열린 국정감사 때도 이에 대한 입장을 피하면서 교학사 채택을 반대한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또 국가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월권행위임을 내세워 소극적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교육감 직고용, 고용보장 등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고 교육감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교사 업무 경감에 대해서도 초·중·고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어렵다는 입장으로 교육감직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한국 입시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이상적이기보다 현실주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부터 도입하는 고입선발고사도 고 교육감의 교육관을 보여준다. 입시경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학교 3학년의 학기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 교육감은 <고영진의 꿈·희망·미래교육-1350일>을 통해 "고입전형방법을 개선하면서 아이들에게 시험부담과 경쟁만 유발시킨다는 일부 질책에, 나도 학부모였고, 앞으로 학교에 가게 될 손녀를 둔 할아버지고 청소년들이 그냥 공부 부담 없이 놀기만 하면서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대한민국의 어른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고민한다는 고 교육감은 "역사를 넘어 사람이 사는 도리를 생각하게 된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더 분명한 답을 찾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본다"며 경남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이력>

◇고영진(1947년 2월 20일생)

1965년 2월 진주고등학교 졸업

1980년 2월 경남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졸업

1996년 2월 동아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교육학 박사)

1980년 3월∼1996년 8월 반성종합고등학교 교사·교감·교장

1998년 9월∼~2002년 2월 삼가·명신고등학교 교장

2002년 3∼8월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정보화과장

2002년 9월∼2003년 8월 진주교육청 교육장

2003년 12월∼2007년 12월 경상남도교육청 교육감(제13대)

2008년 3월∼2010년 2월 한국국제대학교 총장

2010년 7월∼경상남도교육청 교육감(제15대)

현 교육개혁협의회 위원, 교원양성대학교 발전위원회 위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