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갑이다-이것이 쟁점] (7)김해시장

김해시장 선거는 정당보다는 '인물론'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해는 특정 정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이른바 '텃밭론'이 먹히지 않는 곳이다. 이런 까닭에 김해는 여야의 선거 저울이 거의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해는 한때 여권 성향이 강한 도시였다. 민선 출범 이후 여권 시장(송은복 전 시장)이 12년간 내리 3선을 지냈고, 그 이후에도 여권(김종간 전 시장) 후보가 당선돼 시장직을 수행했다. 16년간이나 여권 시장이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정치도 생물인 탓에 변화의 바람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본격화됐다. 당시 시장 선거는 여권(박정수 전 김해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와 야권(김맹곤 현 시장) 후보, 무소속(김종간 전 시장) 후보의 3파전이었다. 김종간 전 시장은 당시 현역 시장이면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결과는 야권인 김맹곤 현 시장의 승리로 끝났다.

야권 시장 당선을 계기로 이른바 '김해 여권 텃밭론'이 깨진 것이다. 총선에서도 특정 정당 '텃밭론'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당시 김해 갑 지역구 원조 국회의원은 당시 야권인 김맹곤 현 시장이었다. 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여권 국회의원(김정권 전 의원)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지난 총선에서는 또다시 야권(민홍철 의원) 후보가 당선됐다. 야권에서 여권으로, 또다시 야권으로 자리가 교체된 것이다. 김해 을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이곳 원조 의원은 야권(최철국 전 의원)이었다. 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여권(김태호 의원)으로 뀌었다. 이처럼 갑·을 두 지역 모두 원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특정 정당의 독주현상이 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구도는 김해가 그만큼 정치하기 어려운 곳임을 의미한다.

결국, 정당보다는 인물이 좌우한다는 의미이다. 김해시장 선거구도는 현 야권 시장에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 등 총 14명이 도전했다. 후보 난립으로 인물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이를 보여주듯 후보마다 상대 후보와 차별화를 위해 현직 시장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런 '공격과 방어전'은 선거기간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후보가 김해의 현안을 쟁점화해 차별화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해도시개발공사 설립

김맹곤 시장은 김해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 김해시설관리공단을 도시개발공사로 전환해 기존 시설관리공단 업무와 함께 새로운 개발부서를 신설해 공익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창출되는 수익금은 시 건전재정 운영에 발목을 잡는 경전철 MRG(최소운영수익보장)의 일부 지원금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다른 시장 후보는 지자체 도시개발공사가 전국적으로 적자인 점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김해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면 시 재정을 축내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꼭 설립이 필요하다면 선거가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며 설립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김 시장은 김해도시개발공사는 다른 지자체 도시개발공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현 시설관리공단을 이용하고, 인원은 불과 6~10명만 충원해 공익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김해의 미래를 대비하고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반드시 흑자를 내는 공사로 만들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다. 타 후보의 대응이 주목된다.

◇경전철 MRG 문제

어느 후보든 이 문제에 관한 한 자유롭지 못하다. 명쾌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20년간 한해 평균 670여억 원의 시 예산을 경전철 운영사에 물어야 한다. 김해시의 한 해 가용예산은 대략 1000억 원 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서 경전철 MRG 부담금으로 내고 나면 예산 부족으로 신규 사업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시 건전 재정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대안도 없다. 시는 정부에 경전철 MRG 부담금으로 부담금의 절반 정도를 지원해달라며 수년째 정부에 매달려오고 있다.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려면 철도법 개정이 필수다. 국회의원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돈을 쥔 기획재정부가 국비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시민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처지에 어떤 후보가 경전철 해법을 명쾌하게 풀어낼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경전철이 김해 도심지를 달리고 있다. /김해시

◇대학병원 유치

인구 53만 명인 김해에 대학병원이 한 곳도 없다. 그만큼 시민이 병원 의료혜택을 못 받고 있다. 시는 북부동에 인제대 백병원을, 장유 신도시에는 동아대부속병원을 유치하기로 하고 터를 분양했다. 이 두 대학병원 부지는 해당 대학 측의 병원건립 포기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이 터는 병원 용도 이외 타 용도로 사용할 수도 없다. 인제대 백병원 터 주변 주민은 이곳에 병원을 빨리 유치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학병원이 들어선다는 홍보와 시의 도시계획을 믿고 주택 터와 상가 터를 샀다는 이유에서다.

인제대 백병원 측은 지난해 시에다 공식적으로 병원 건립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터에는 한방병원 유치설 등 여러 설이 나돌고 있지만 어느 하나 뚜렷하게 잡히는 건 없다. 시로서도 난감하다. 병원시설 용도를 타 용도로 변경하면 특혜 시비에 말린다. 장기간 방치된 이 터를 어떤 방법으로 지주를 설득해 애초 용도대로 병원시설을 유치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이러한 쟁점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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