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제대로 놀 줄도 모르고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줄도 잘 모른다.

그냥 짐작이 아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2011년 36개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지표를 계산한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35위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 아이들의 일과를 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 성적 지상주의에 빠진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학원으로 전전해야 한다. 친구들과 놀 시간은커녕 잠잘 시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아이들은 사회인으로 성장해서도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 가치를 두지 않기 마련이다. 그들이 주도하는 우리 사회는 머지않아 지나친 개인주의 때문인 폐해를 겪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는 그동안 애써 구축해 놓은 사회적 가치관마저 허물어질 것이다.

그런 미래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나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재의 기성세대들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계를 비롯한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의 장래를 어둡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가치를 체득하게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은 별반 눈에 띄지 않는다. 마침 본보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본부가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신나는 학교 가는 길, 착한 어린이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아이들 스스로 가까이 있는 불우한 친구들을 돕게 하면서 더불어 사는 가치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터득게 하는 것은 지식을 쌓게 하는 것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일이다.

생활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상당하다. 해마다 교복값을 비롯하여 각종 교과서·학용품값까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살림살이가 빠듯한 저소득층 자녀를 위축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때때로 아주 작게 출발하였으나 나중에 엄청난 파장과 감동을 안기는 일들을 보아 왔다. 이번 '착한 어린이 캠페인'이 우리 아이들을 왜곡되고 굴절된 미래에 살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인정이 넘치는 사회에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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