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발표 1주년 사방에서 재개원 요구 목소리…노조, 노숙투쟁 등 전개

딱 1년 전이었다. 지난해 2월 26일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빚만 쌓이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진주의료원 폐업 예고 발표를 했다. 폐업 발표 1주년을 맞아 재개원과 의료민영화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6일 서울(2곳)·창원·진주 4곳에서 동시 다발로 열렸다. 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하나같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임을 강조했다.

◇도지사 선거 최대 쟁점이자 국민적 관심사로 = 진주의료원 폐업은 공공의료기관의 역할 제고, 최근 불거진 의료민영화 논란과 합쳐져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지방의료원 최초 폐업이라는 특수성도 관심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도지사 경선에서 홍 지사의 최대 대항마로 손꼽히는 박완수(전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가장 먼저 진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바로잡아야 할 최우선 과제가 진주의료원 사태"라고 밝히는 등 오는 6월 도지사 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개원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 잇따른 기자회견 = 26일 오전 9시 45분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가했던 김용익(민주당)·정진후(정의당) 의원 등 국조특위 야당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공공의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가 국정조사 특위를 통해 진주의료원이 부당한 절차와 방법으로 폐업됐음을 확인하고 재개원하도록 도에 요구했는데도 진주의료원은 여전히 폐업 상태"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국회에서 의결된 공공의료 발전방안 또한 박근혜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에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홍준표 경남지사에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에 의료 영리화 정책을 포기하고, 국정조사 불출석으로 검찰에 고발된 홍 지사에 대한 사법절차 또한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26일 경남도청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과 진주의료원 살리기 경남대책위, 야당 도의원들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김용익 의원은 "지난 1년간 현 정부와 여당은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4대 중증 100% 보장공약을 파기했다. 여기에 의료영리화 정책까지 추진 중"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공공의료 파괴행위를 더는 묵과할 수 없으며 의료영리화 저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민운동본부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폐업은 단순히 작은 병원 하나가 문을 닫는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료 파괴의 신호탄이었다"며 "그런데도 홍 지사는 국회 결정과 국민 뜻을 무시하고 강제 폐업을 자랑하듯 떠벌리고 다닌다"고 비꼬았다.

보건의료노조와 진주의료원 노조원, 경남도의원, 도내 아이쿱생협 회원들도 이날 오전 11시 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주의료원 사태로 폐쇄한 좌우 출입문은 이날도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고 기자회견장과 현관 정문 사이에는 도청이 자체적으로 차벽을 설치했다.

이들은 "홍 지사가 또 도지사 재선에 나서고 대선 도전 꿈까지 꾼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연간 20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의료서비스 중단과 200여 명의 환자 강제 퇴원 등 진주의료원이 겪은 아픔과 비극은 이제 해소돼야 한다"며 "홍 지사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로 만들고 싶겠지만 오늘 1000여 명의 진주의료원 지킴이가 발족한다. 재개원 투쟁이 오늘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1년간 싸웠지만 의료원에서도 쫓겨날 처지인 노조원들 =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의료원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이미 의료원이 폐업해 구제를 해도 실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이에 경남도는 더는 노조 사무실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 18일 철수 요구 통보를 했다.

27일까지 사무실을 비워야 하는 노조는 현재 외부 사무실을 물색 중이다. 더불어 도청 정문 옆 천막 설치와 의료원 인근 컨테이너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의료원 외곽은 펜스가 둘러쳐져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경남도에서 고용한 경비 인력이 신분을 확인해 출입시키고 있다.

의료원 재개원 중심에 있는 보건의료노조 울경본부 안외택 본부장과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지난해 9월 11일부터 26일 현재 169일째 도청 정문에서 노숙 투쟁을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원회 강수동 상임대표는 진주시장 출마 선언을 하며, 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1만배 투쟁을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노조는 재개원 투쟁기금 마련을 위해 28일 오후 5시 진주 제일예식장에서 일일주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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