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이 지난 일요일(23일) 16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우리들을 밤새 잠 못 들게 하면서 메달을 딸 수 있을까 기대를 하게 하는 경기가 많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메달 개수, 색깔에 상관없이 그냥 나에겐 여러 아쉬움이 남은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이 끝났는데도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 즐기면서 본다고 봤는데 마냥 즐기면서 볼 수 없었던 올림픽은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고 여러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예전 같으면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메달 색깔을 놓고 경쟁할 만큼 많은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 줄줄이 메달에서 멀어지면서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다.

소치올림픽에서 혼자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딴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 문제, 빙상연맹의 문제점도 이슈가 됐다. 그리고 피겨 여왕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도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우리 국민들은 더더욱 잠 못 들고 항의하는 올림픽이 되었다.

물론 이상화, 심석희 선수 등의 선전으로 기쁨을 얻고 이규혁 선수를 통해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편파 판정 등 홈 텃세는 올림픽을 올림픽으로서 즐기지 못하게 했다.

네티즌들은 너희들끼리 운동회를 하는데 왜 우리를 초대했느냐는 식으로 울분을 토해냈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 더 마음이 아팠는지도 모른다. 4년 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땀 흘리며 경기를 준비했을 선수들일 텐데, 메달 색에 상관없이, 따고 안 따고 상관없이 그들은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한 번도 메달을 딴 적이 없지만 6번 올림픽에 도전했고 올림픽 무대에 계속 설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고 얘기한 이규혁 선수, 수준도 안 되는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내주고도 항의하지 않고 의연하게 실수없이 경기를 잘 마친 것에 만족한다고 얘기한 김연아 선수.

두 선수는 이번 올림픽이 은퇴 무대라 더 의미가 있고 아쉬웠을 텐데, 나라면 마지막이라서 더 메달을 따고 싶고 더 서운하고 속상한 감정이 들었을 것 같은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따라하지 못할, 우리가 배워야 할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4년 뒤 평창에선 어떤 선수들이 나오고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한편으론 4년 뒤 평창에선 소치가 보여줬던 이런 불협화음이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잘 치러내기 위해선 이번 소치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

4년 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올림픽이 열리길 기대해본다.

/김성애 (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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