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창원교통방송 허윤정·강유정 씨

"원이대로 창원시청 방면에서 도계광장까지 양방향 원활합니다." "3·15대로 합성동에서 마산역 방향 지하상가 공사 중입니다."

어느 길 소통이 원활하고, 어디가 막히는지 실시간 상황이 정리되고, 라디오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바로 전달된다.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정보들이다. 교통상황들은 누가 이렇게 모아낼까. TBN 창원교통방송 교통상황실은 분주했다. 교통상황 접수요원들은 귀로 듣고, 눈은 상황판과 컴퓨터 모니터를 향하고, 손은 시스템에 정보를 넣는다.

허윤정(26), 강유정(25) 씨를 만났다. 창원교통방송은 지난해 8월 26일 첫 전파(창원 인근 FM 95.5MHz, 서부경남 100.1MHz)를 쏘았다. 창원교통방송 접수요원들은 모두 여섯 명, 2명씩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TBN 창원교통방송에서 교통상황 접수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허윤정 씨.

"출·퇴근 시간대 전화가 몰리죠. 여러분이 동시에 전화를 주시니까." 하루 중 바쁜 출·퇴근 시간, 눈·비가 오거나 사고가 났을 때 전화가 폭주한다. 사고 소식을 전할 땐 흥분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온다.

창원교통방송 소속 통신원이 300여 명. 대부분 택시, 시내버스, 화물차, 전세버스 등 운전업을 하는 이들이다. 열성 청취자들도 소식을 전한다. 유정 씨는 "말씀을 귀엽게 하시는 분도 있고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어요"라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던 윤정 씨는 이 길을 택했고, 유정 씨는 방송국 일이라 지원했다. 이들은 교통법규, 교통상황 제보받기, 통계내기와 시스템 입력방법 등 3주간 사전 교육을 받고 지난해 11월 실전에 투입됐다.

TBN 창원교통방송에서 교통상황 접수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강유정 씨.

교통상황 접수요원으로 일한 지 석 달째, 보람도 얻는다고 했다. "바쁜 운전자들에게 교통정보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

'직업병'은 아니지만 버릇이 생겼단다. 유정 씨는 "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자동으로 당겨 받기를 하게 됩니다"라고 했다. 윤정 씨는 "습관적으로 이정표를 봐요. 모니터나 지도에서 보던 길 이름을 떠올리게 되거든요"라며 웃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중에도 쉴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바쁠 땐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을 때도 있단다.

상황판에는 주요도로 소통상황이 색깔별로 표시되고 시내 주요구간에 설치된 CCTV 장면을 통해 한눈에 차량 흐름을 볼 수 있다.

또한, 통신원들이 곳곳에서 보내 준 제보들을 접수요원들이 정리한 실시간 정보도 함께 뜬다.

CCTV를 보고 있으면 별별 모습들도 보게 된다. 윤정 씨는 "8차로 대로를 무단횡단하는 모습을 볼 때는 아찔해요. 마음이 조마조마하죠"라고 했다. 유정 씨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CCTV 화면도 흔들흔들해요. 마창대교 같이 높은 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더 그래요"라고 했다. 눈이 귀한 동네라 눈발이 날리는 날엔 밖엔 못 나가지만 모니터를 보며 만족한다고 했다.

주요 구간에 설치된 CCTV 장면을 통해 한눈에 차량 흐름을 볼 수 있는 상황실.

'베테랑' 요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윤정 씨는 "제보를 바로 올릴 수 있도록 모르는 길 이름이나 교차로를 익히고 있어요"라고 했다. 유정 씨도 "처음 제보하는 분들께 계속 소식을 보내주도록 '나만의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나 정체 소식이 아니더라도 소통이 원활하다는 정보도 중요하단다.

"위치를 정확하게 몰라도 괜찮아요. 주변 큰 건물만 말해도 상황실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거든요. 소식 하나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니까 전화(080-210-8000) 많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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