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Sex Slavery)로 생명이 말살되고 인권이 유린되는 건 불행한 일이다.

지금 세계는 이 불행했던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이 땅 여성들의 한 맺힌 역사를 기리고 추모하고 있다.

이미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이 여성들을 강제로 성노예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이후 네덜란드 하원·캐나다 하원·유럽 의회·한국 국회·대만 입법원에서도 결의가 이루어졌다.

미국 뉴저지 팰리세이즈 파크 공공도서관 앞에는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의하여 납치된 20만 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을 추모하며"라는 글귀를 새긴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됐다.

이 기림과 추모는 미국 전역으로 이어져 뉴욕 낫소카운티 아이젠하워 파크 현충원, 뉴저지 버겐카운티 해켄색, 가주 글렌데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게 된다.

최근에는 미국 하원의 일본계 3세 마이크 혼다 의원이 주도한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준수 촉구 법안이 통과되면서 세상은 다시 일본의 사죄와 함께 정확한 역사 인식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2014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지지 않는 꽃' 기획전이 열리기도 했다. 일본의 훼방 속에서도 세계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리고 지지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림과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추모기림비 소녀상이 세워졌고,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도 학생들의 기금 모음으로 '위안부 소녀상'이 만들어졌다.

경남에도 통영 남망산공원과 거제시 장승포 거제문화예술회관 별관동 앞 소공원에 추모 조형물이 세워졌다. 창원과 부산에서도 관련 조형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창원지역 추모조형물건립위원회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가운데 경남 출신이 134명이라고 한다. 건립을 위한 시민 성금을 내는 1만 3400명의 시민위원은 이들 134명을 상징한다.

그러나 시민 성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다시는 여성들이 전쟁과 폭력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의미 있고 뜻깊은 추모조형물 건립에 시민과 창원시가 소극적이라면 역사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외신은 우리를 응원하듯이 미국 전역의 기림비에 따뜻한 '겨울 담요(Winter Blanket)'가 덮이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황무현(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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