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월 겨울 덕장서 말려…'꼬들꼬들' 색다른 씹는 맛

"마산 가세!"

지인의 유혹이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 콧노래 부르며 마산 길에 올랐습니다.

"가다가 청국장 쏠게."

점심으로 청국장을 제안하데요. 물론 청국장도 좋습니다. 하나 더 입맛 당기는 음식이 있었지요. 마산행을 유혹한 근본 원인이 바로 아귀찜이었으니.

왜냐? 몸이 부르는 아귀찜의 원조는 창원이니까.

"저는 청국장보다 아귀찜이 더 먹고 싶은데…."

"그래? 그럼 아귀찜 먹지 뭐."

입 안에 침이 고이긴 한데, 고민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생 아귀찜을 먹을까? 마른 아귀찜을 먹을까?"

둘 다 먹고 싶대요. 그래도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생 아귀찜을 잘 하는 식당과 마른 아귀찜을 잘 하는 음식점의 선택이 다르니까. 고민 끝에 생 아귀찜은 여수에서도 먹을 수 있으나 마른 아귀찜은 먹을 수 없다는 걸로 갈렸습니다. 그렇게 간 곳이 '진짜 아구찜' 식당이었습니다.

"못 생겨도 맛은 좋아~!"

그렇습니다. 아귀는 참 못생겼는데 맛은 좋습니다. 사람은 생김새만으로 판단하지 말라더니 물고기도 마찬가진가 봅니다. 역시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겨울 덕장에서 말린 아귀를 넣은 아귀찜. 코다리와 말린 전어찜의 중간 맛 정도 되는 씹는 맛이 아주 색다르다.

아귀찜 밑반찬은 간단했습니다. 배추김치, 미역줄기, 된장, 상추, 물김치 등. 그 중에서 물김치 맛에 흠뻑 빠졌습니다. 시원해 후루루~ 마시고 또 달라했습니다. 이것 또한 입맛을 돋우는 양념 같은 밑반찬입니다.

"맵게 해줄까요? 덜 맵게 해줄까요?"

주인장의 물음에 "맵게"를 외치다가 멈칫했습니다. 2014년 1월 1일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은 이후 자극적인 맛에 거부감이 있어서였습니다. 입맛이 본래대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덜 맵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마른 아귀찜이 나왔습니다. 냄새가 코를 간질거립니다. 먼저 콩나물을 한 입 넣었습니다. 아귀가 목을 넘기 전 입맛을 맞춰놔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이어 아귀찜 맛을 보았습니다. 으으으으~. 씹는 맛이 아주 죽이더군요. 이렇게 씹는 맛 때문에 마산의 아귀찜 거리를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코다리와 말린 전어찜의 중간 맛이랄까! 어쨌거나 색다르게 씹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마산의 마른 아귀찜의 씹는 맛이 남다른 이유가 따로 있더군요. 주인장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말린 아귀는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 덕장에서 말립니다. 덕장에서 아귀를 말리는 이유는 황태처럼 겨울 찬 서리에 말리면 꼬들꼬들하고 맛이 좋은 것과 같지요."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마른 아귀찜의 원가가 20%나 더 들어간다더군요. 그렇지만 가격은 같습니다. 저는 이런 이유 등으로 말린 아귀찜을 선호합니다.

그래선지 마산에서 생 아귀찜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생 아귀찜을 먹어볼까 합니다. 보장은 못하지만….

/임현철(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http://blog.daum.net/limhyu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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