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톡톡]15년간 구독 중인 박정기 씨

지난해 6월 경남도민일보는 '경남대서 배롱나무 연리지 발견…전국 유일 추정'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박정기(54)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리지(連理枝) 보도 유감… 전국 유일 추정되는 희귀한 나무란다… 겸임 교수 자문을 통하여 생산된 기사치고는 어이없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창원 어느 아파트에 있는 배롱나무 연리지 사진도 같이 올렸다. 즉 전국 유일이라 할 정도로 희귀한 건 아니라는 내용이다. 이를 접한 경남도민일보는 재취재를 통해 '흔한 사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기 씨는 나무 전문가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창원에서 20년 넘게 조경업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에 관련 내용이 어설프게 실리면 질책을 따끔히 한다. 자신의 전문분야 아닌 것에서도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종종 글을 올리며 생각을 전한다.

"요즘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 의견을 잘 반영하는 것 같지만, 과거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한번은 거제 산수유라면서 사진과 글을 실었더군요. 거제에는 산수유가 자생하지 않기에 제보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더군요."

박정기 씨 가족은 저마다 관심 있는 기사를 스크랩해 둔다. /남석형 기자

그는 경남도민일보를 받아본 지 15년 됐다. 창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구독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다른 신문은 보지 않는다. 그는 꽤 후한 평가를 한다.

"경남도민일보가 어떤 신문인지에 대해 몇 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오히려 더 귄위 있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한 것 같습니다. '함께 축하해주세요'를 게재하는 등 1면 같은 경우는 이전 신문에서 볼 수 없었던 혁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경남도민일보는 독자에게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다방으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경남도민일보를 모으면 자료 가치가 큰 재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애독자라 할 만하다. 생태활동가인 아내(문경애·49), 그리고 초등학생인 자녀도 기사를 스크랩한다.

"아침에는 우선 제목만 훑어보는데, 특히 관심 있는 기사가 있으면 신문을 들고 나가 일하는 현장에서 읽습니다. 저녁에 다시 집에 들고오면 아내·딸이 읽습니다. 제 각각의 관심 있는 기사는 오려서 보관하고요."

그는 다시 쓴소리를 꺼냈다. 하지만 다소 거친 표현을 마다치 않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표현 하나하나를 신중히 했다.

"예전 홍준표 도지사 인터뷰 기사에 '국회의원보다 도지사 일이 재미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재미'라는 표현에 화가 나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죠. 그런데 해당 기자가 질문을 그런 식으로 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은 다방면으로 취재하다 보니 한계가 있겠지만, 전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용어·한자어 같은 걸 잘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젊은 기자들이 많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아, 그리고 기사에 전문가 코멘트 딸 때 좀 다양화했으면 합니다. 각 분야에서 늘 나오는 사람만 나오니 지겹더군요."

경남도민일보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함께할 생각일까? 그는 이 대목에서 독자의 역할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제가 권유해 독자가 된 사람이 5명 정도 됩니다. 말로만 애독자라고 할 게 아니죠. 좋아하는 신문 부수 늘리는 것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절독할 가능성요? 경남도민일보가 마음에 안 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독자로서 바로 잡아야지요. 동네 싫다고 이사 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공공재이니까요. 절독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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