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정당공천제의 폐해입니다. 홍준표나 안상수(사진) 같은 이들이 경남도지사에 이어서 창원시장 출마까지 노리는 것은 결국 경남 유권자, 창원 유권자들을 '핫바지'로 보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누가 출마하더라도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지요.

그중에서도 안상수의 창원시장 출마는 더욱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경남도지사 자리는 퇴출 정치인이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창원시장 자리는 퇴출 정치인의 '노후용'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중앙정치권에서 퇴출된 정치인이 창원시장에 당선된다고 해서 4년 후에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방정치만 흔들어놓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시의원, 도의원부터 차근차근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 온(그런 후보가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역 정치인들의 등장을 가로 막고 지방 정치의 발전을 가로 막는 일입니다.

/경남도민일보 DB

예컨대 만약 안상수와 같은 이들이 창원시장 후보가 되고 만에 하나 시장에 당선된다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권에 더욱 예속되고 종속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겁니다. 국회의원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지는 자들이 고향(?)이라고 몰려들어 지역 정치권을 쑥대밭으로 만들게 될 거라는 겁니다.

어디 국회의원뿐일까요? 나중에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중앙당 당직자들까지 설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중앙 정치의 퇴물 정치인들이 창원시장 후보를 넘보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신하고 유능한 지역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윤기(세상 읽기, 책 읽기, 사람살이·http://www.ymca.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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