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사천시 지역경제과 황현충 씨

그동안 노후화된 시설과 청결하지 못한 환경 등으로 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던 사천 삼천포수산시장이 현대화사업을 통해 명품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더구나 삼천포수산시장의 진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삼천포용궁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한민국 대표 수산시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사천시는 64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항만 물양장에 4230㎡ 규모의 '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했고, 포망마차 거리도 조성했다. 또 좁고 구불구불했던 골목길이 소방차까지 다닐 수 있도록 넓게 정비됐다. 특히 전통시장을 이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됐던 주차 문제와 화장실 문제도 해결됐다.

이처럼 삼천포수산시장의 변신은 사천시 지역경제과에서 근무하는 황현충(44·사진) 주사가 있었기에 훨씬 수월하게 이뤄졌다. 지난 2010년 8월 2일부터 현재까지 전통시장 업무 담당자인 황 주사는 서민경제의 중심지인 전통시장의 시설현대화 사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검토했다. 이로 인해 지난 1965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삼천포수산시장도 2010년 12월 비가림시설 설치사업 예산으로 17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후 구조형상가 건립으로 사업이 변경됐다. 황 주사는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단순히 사업의 규모가 커졌을 뿐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수많은 시련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삼천포수산시장은 추가 예산으로 53억 원이 확보된 것은 물론 실시설계, 도시계획시설 사업 실시계획인가, 비관리청항만공사 시행허가 등 행정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2012년 6월 공사 착공과 함께 문제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시공사가 2013년 2월 자금사정 악화로 공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제출했다. 공사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한 달 뒤인 3월 25일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체결, 가까스로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기존의 시공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 등이 집단행동으로 공사를 방해했다. 이에 황 주사는 당시 지역경제과장이었던 김태주, 박헌진 과장과 함께 휴일도 반납한 채 공사관계자들을 찾아다녔다. 수 차례의 협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아냈고, 결국 공사재개가 이뤄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업종별 자리배치와 개인별 점포 분양 문제가 아무도 넘을 수 없다는 '넘사벽'으로 떠올랐다. 상인들과 인근 상가, 노점상인, 어민들이 수차례에 걸쳐 집단행동을 하는 등 자리이동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것이다. 이 문제 역시 황 주사가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업종별 자리배치는 지난 2012년 11월 최종 결정됐고, 268개의 개인별 점포분양도 2013년 5월 8일 최종 완료됐다.

이뿐만 아니라 황 주사는 상인들의 항만부지 사용료 감액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항만부지를 수년간 무료로 사용해 오던 영세 상인들은 지난 2010년 6월 30일 '4억 2300만 원의 사용료를 내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황 주사는 관련 법규에 대해 공부를 시작, 개별공시지가 표준지 착오 적용으로 과다하게 책정돼 있는 부분을 밝혀냈다. 경남도에 항만부지 사용료 재산정을 건의했지만, 경남도는 '관련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갑갑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황 주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고문 변호사 자문과 대법원 판례를 찾아 국민권익위원회와 국토해양부에 건의, 항만부지 사용료 1억 3200만 원을 감액받은 것은 물론 향후 상인들의 항만부지 사용료 납부 부담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던 삼천포수산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거듭나게 된 것도 황 주사의 끈질긴 노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3년 1월 1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용궁'이라는 콘셉트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삼천포수산시장이 성공적으로 변모를 거듭하자 덩달아 황 주사에게도 좋은 일이 생겼다. 지난해 사천시 최고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또록이 대상'을 받은 것이다. 또록이 대상은 지난 2005년 제정된 공무원 최고의 상이다.

황현충 주사는 "참다운 인생공부를 한 것 같다. 작은 일을 잘해야 큰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됐다. 앞으로도 작은 것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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