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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해 줄이고 싶다면 육류사랑 멈추세요

[할 말 있습니다]말 못하는 철새도 할 말 있습니다

윤병렬(사천환경운동연합 의장) webmaster@idomin.com 2014년 02월 04일 화요일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아와 겨울을 나는 철새는 과연 몇 마리나 될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1월 24∼26일 전국 195개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에서 총 126만 9396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원인으로 최초 의심을 받았던 가창오리는 모두 36만 5641마리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청둥오리는 15만 5208마리, 큰기러기는 7만 2225마리, 흰뺨검둥오리는 6만 8204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조류 동시센서스는 주요 철새 도래지만 대상이기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월동 중인 모든 조류가 포함되지는 않는다. 또 비교적 짧은 3일 간의 조사 결과여서 훨씬 더 많은 겨울 철새가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설령 야생조류가 AI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라 하더라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야생조류를 통제하거나 방역 대상으로 삼아 소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더욱이 오리나 기러기는 이동할 때 속도가 시속 80km는 물론 100km가 넘기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더 그렇다.

새들은 어디에서 어디로 왜 이동을 할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들은 대부분 추운 북쪽 지대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온다. 멀리는 북극을 비롯한 시베리아에서부터 가까이는 중국 북동부, 몽골, 러시아 캄차카 반도 등지에서 여름을 보낸 후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다. 2월에서 3월이 되면 겨울철새들은 다시 번식을 위해 북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먹이 때문이다. 어린 새끼를 키워 어른 새로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곤충 같은 다양한 동물성 먹이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따뜻한 남쪽으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란?

조류인플루엔자는 전파가 빠르고 병원성이 다양하며, 닭·오리·야생조류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체는 바이러스이며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AI는 우리나라에서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어 발생하면 곧바로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대상이 돼 있다.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윤병렬  

◇과연 철새들이 문제인가?

조류인플루엔자 및 야생조류 학술 대책위원회는 최근 낸 성명서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메시지를 발표했다. ①고병원성 AI는 가금류 생산 시스템과 이의 가치 사슬과 연관되어 있다. ②H5N8 바이러스가 최근 대한민국의 국내 가금류로부터 알려졌으며 가금류 및 야생조류 사망을 유발했다. ③가금류 산업뿐만 아니라 가창오리 무리를 포함한 야생 조류의 엄청난 치사율에도 영향을 준다. ④야생 조류가 이 바이러스의 근원지라는 증거는 현재까지 없다. 야생 조류는 매개체가 아닌 피해자로 간주돼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가창오리·큰기러기에서 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창오리는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가 함께 모여 휴식한다. 그러므로 만약 이 바이러스가 철새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가창오리에서는 더 높은 사망률이 이전에 이미 발생했을 것이다. 가금류·가금류 제품·사람·장비의 이동 그리고 오염물질의 더 넓은 확산 때문에 다른 가금류와 야생조류로 바이러스가 좀더 손쉽게 확산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AI를 쉽게 얘기하면 사람이 걸리는 독감에 비유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젊은 사람들이나 건강한 사람들은 독감을 이겨내지만 병원에 들어가 있는 환자들이나 나이 많은 노인들은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다.

야생 조류에 비해 가금류 피해가 훨씬 더 큰 이유는 열악한 사육 방식에 있다. AI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햇볕도 쬐고, 깨끗한 공기도 마시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지금의 대규모 공장식 축산 방식 때문에 가금류의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 것이 피해 규모를 키우게 된 원인이란 설명이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북 고창·부안을 찾은 가창오리 떼가 AI 원인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 발표는 가창오리가 AI원인으로 의심된다뿐이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처음엔 가능성에 불과했던 철새 유입설이 언론 보도와 합쳐져서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게 된 것이다. 철새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AI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공기 중에 널리 퍼져 있다가 여러 조류 중 면역력이 약한 일부에 감염된다. 야생 조류도 원인의 하나긴 하지만 축산 농가에서 대규모로 키우는 면역력이 약해진 닭이나 오리에서 집단 발병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사람

우리 주변에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한 집 걸러 하나씩 고깃집이 생기는 이유다. 따라서 좀 더 싸게 고기를 먹고자 하는 사람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축산 농가는 공장식 축산으로 수지 타산을 맞춘다. AI 문제도 결국 여기서 출발한다. 대규모 밀집 축산 방식이 불러온 재앙이란 얘기다.

영국이나 유럽연합은 가금류 한 마리당 0.75㎡의 공간을 확보해 키운다. 이들 나라에서 AI가 크게 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금류의 저항력이 강한 것이다. 반면 국내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성장한 닭이나 오리 한 마리가 차지하는 공간은 가로·세로 평균 15cm정도다. A4용지 한 장보다 좁은 면적에서 살만 찌우며 생명을 유지한다. 제대로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먹이 먹는 일밖에 할 수 없는 가금류에 무슨 저항력이 생기겠는가?

AI가 처음 발생한 2003년부터 살처분된 가금류는 2430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언제까지 살처분이 이어질지도 알 수 없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조금이라도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아울러 축산 농가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을 통해 건강한 가금류 생산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윤병렬(사천환경운동연합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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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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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오리 2014-02-04 09:24:33    
제발 새대가리라고 놀리지 말아요!
1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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