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회장 최수병)가 물의를 일으킨 슈퍼스타 신진식(삼성화재)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결정, 사전 교감에 따른 봐주기가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아버지뻘 되는 심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은 선수에 대해 슈퍼리그 잔여경기 출전금지란 중징계를 내렸다가 이를 불과 하루만에 뒤집은데 대해 `원칙도 머리도 없다'는 지적이다.

일단 슈퍼리그 지방대회 장사는 그런대로 될 것 같다. 신진식이 1일 상무이사회에서 당초 11경기보다 9경기나 적은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음에 따라 10일 동해에서 열리는 라이벌 현대자동차전에 나갈 수 있게 됐기 때문.

하지만 협회는 과연 동해가 아니라 잠실에서 삼성-현대전을 연다면 팬들이 올것이냐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협회는 특히 올해의 최우수선수 선정을 취소한 것이 신진식에게 `결정적' 타격을 안겼다고 내세우지만 배구판에서는 슈퍼리그 MVP만 기억될 뿐 나머지는 사실상 취급도 못받는게 현실이다.

피해자인 김건태 심판을 경고조치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사회는 하루 앞선 상벌위의 결정을 묵살하고, 그것도 모자라 내용에 없던 징계까지 만들어내 명예 하나로 살아가는 심판들의 자존심을 뭉갰다.

협회는 “신진식을 제 때 퇴장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지만 옐로 또는 레드카드를 내는 것은 심판의 재량이지 어느 누가 왈가불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번 소동 과정에서 보여준 협회의 `연출력'도 도마에 올랐다. 상벌위 결정을 극비에 붙이고 이사회를 돌연 앞당기는 등 삼성화재를 봐준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다.

협회의 전격적인 이사회 소집에 밤늦게 허둥지둥 대전으로 내려온 일부 이사들조차 “도대체 선수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크게 반발했다.

드래프트와 프로화 등 어느 문제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해 세월만 보내는 협회가 `신진식 파동'을 전광석화처럼 해결한 것처럼 앞으로도 속시원히 일처리를 한다면 한국배구의 앞날은 분명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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