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인디가수 권나무와 조용호(하)

권나무(왼쪽 사진) 씨는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용호(오른쪽 사진)씨는 함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다. 권나무 씨는 현재 휴직 상태다.

권 씨와 조 씨는 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권 씨에게 교대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어머니가 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시절 교단에 선 어머니의 모습을 동경했다.

"어머니와 같은 학교를 다녔어요. 제가 일찍 마치고 나면 6학년 형들이 있는 교실에 가서 어머니가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다렸어요. 그런데 집에서 빨래하고 청소하는 모습과 완전 달랐어요.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그때부터 나도 교사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조 씨는 달랐다. 조 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의대 진학을 꿈꿨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으로 가지못하고 교대에 합격했다. 처음엔 그래도 의대에 가고 싶어 다시 공부할까 했지만, 지금은 결과적으로 의대에 가지 않았던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순수함이 느껴져요. 치우침이 없는 '영점' 같아요. 일분일초가 항상 다른 아이들 모습, 그 속에서 우연하게 마주하는 순간들이 저를 늙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교사로서 그들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획일적인 것들'을 지양한다.

"아이들에게 '나비'로 이행시를 지어 오라고 숙제를 내준 적이 있어요. 대분의 아이가 '나비처럼, 비행을'과 같은 과제를 내놓았는데, 한 아이는 '나처럼, 비를 맞는다'라고 진짜 시를 써온 거예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권 씨와 조 씨는 아이들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개성을 오롯이 발현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조금 진지해진 이야기는 '직장인으로 변한 교사'로 흘러갔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 딱딱 맞춰 제 할 일만 하는 선생님. 조용호 씨는 "배신자"라고 했다.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거예요. 분명히 자기가 생각하고 가르치고 싶었던 교육이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발령을 받고 현실과 마주하면서 적당히 타협해버리는 거죠. 왜? 그러면 편하니까. 그렇지만 그건 자신에게 배신하는 행위예요. 힘들겠지만 끊임없이 추구하는 게 중요하죠."

권나무 씨는 교사와 가수활동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교사를 선택하겠단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가수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안할 수도 있어요. 노래는 음악은 혼자서도 할 수 있잖아요.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서 같이 노래하면 되죠. 지금 하는 노래는 더 자유롭기 위한 것이에요. 내가 더 알려지면 좀 더 편하게 재밌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며 할 수 있으니까요. 그뿐이에요."

   

이들은 직업인으로서 교사로 종종 답답함을 느낀다.

"교육계는 비교적 보수적인 집단이에요. 제가 노래를 한다, 라디오에 출연을 한다고 말을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죠. 뭔가 시도를 하려 말을 꺼내면 '뭐할라고 그래'라면서 막아버리기도 하고요. 저는 그럴 때 표정관리를 못하겠더라고요.(권)"

"저는 그럴 때도 웃으면서 잘 견딥니다. 경렬이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하하하.(조)"

권 씨와 조 씨는 음악인일 때와 교사일 때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교육'을 이야기할 때 조금 더 진지한 표정을 짓곤 한다.

아이들과 교실에서 장난치던 이야기, 순수함, 수업 중 에피소드 등을 말하는 목소리에는 그리움이 묻어났다.

천생 거리의 음악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또한 천생 선생님이었다. 이들의 이중생활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권쌤'과 '조쌤'에게 음악은 몰래한 사랑이 아니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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