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오프스테이지 라이브' 쇼케이스 현장

12만 8546명.

'오프스테이지 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liveoffstage) '좋아요' 숫자다.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엄지 손가락이 그려진 '좋아요'를 누르다가 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상남동 클럽 몽크에서 열린 오프스테이지 라이브 쇼케이스(신곡, 신인 뮤지션 홍보를 위한 특별공연) 현장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보다 그 관객을 늘 기다려온 인디 뮤지션들의 설렘이 더욱 큰 듯했다. 권나무, 어쿠스틱 슈가, 바나나코, 강준영, 황지욱, 존 스트롱맨 밴드. 꿋꿋하게 노래하는 이들이 있어 새삼 고마웠다.

권나무. /박정연 기자

드디어 쇼케이스가 시작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영상사업부 이은화 씨가 사회를 맡은 쇼케이스는 여섯 팀이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각자 촬영한 뮤직비디오 맛보기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촬영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영상에는 추위 속에서도 뭐가 그리 신난지 웃고 또 웃는 그들이 보였다.

뮤직비디오 하면 잘 꾸며진 세트장이나 짜깁기한 도심·자연 공간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오프스테이지 라이브 뮤직비디오는 다르다. 진주 선학산 정상 전망대, 진주 남강, 진주 경상남도 수목원 열대식물원, 사천 용현면 금문리 갯벌, 창원시청 광장, 진해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가 오롯이 담겨 있다.

쇼케이스 무대는 팀별로 자작곡 2곡씩을 노래하고, 짧은 인터뷰에 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권나무(본명 권경렬)가 조용호와 함께 '여행'과 '어릴 때'를 노래했다. 어린 시절 유독 이사를 많이 다닌 그가 그린 '어릴 때'에는 '같이 놀자'란 노랫말이 속삭이듯 귓가를 맴돈다. 김해·창원·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권나무는 지난 22일부터 직접 CD 음반을 제작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인쇄해 표지를 끼운 EP앨범(일종의 미니앨범)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음반은 페이스북 '권나무가내수공업노래제작소(www.facebook.com/inyuuun)'에 신청하면 살 수 있다.

황지욱. /박정연 기자

두 번째로 어쿠스틱 슈가가 무대에 올랐다. 기타 치며 달콤하게 노래하는 수마리(본명 진수민)와 와이키키군(본명 신가람)은 연인 사이로 유명하다. 각자 인디밴드 나이스크림과 엉클밥에서 활동하던 둘이 지난해부터 뭉쳐 어쿠스틱 슈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리버 오어 윈드(river or wind)'는 고요한 기타 선율과 편안한 목소리가 더해져 평온함을 선사했고, 가람 씨가 수민 씨에게 쓴 편지가 고스란히 담긴 '리틀포니(littlepony)'는 달달했다.

이어 톡톡 튀는 개성의 바나나코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기타 치며 노래하는 김바나나(본명 김성림)를 주축으로 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건반을 치며 노래하는 강준영이 속해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그냥 랄랄라', '댄스 댄스 댄스' 등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밝은 감성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바나나코. /박정연 기자

네 번째 무대는 바나나코가 아닌 솔로 강준영이 올랐다. 사랑하는 그녀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꽃'이라는 노래와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곡 '걷다보니'는 올봄에 발매 예정인 강준영의 첫 개인 EP앨범에 담긴다.

다선 번째 주인공 핑거기타리스트 황지욱. 가사 없이 기타 멜로디로 노래하는 그를 보고 있으면 기타를 제 몸처럼 다루는 기교에 놀라고, 기교를 넘어선 감성에 매료된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며 만든 '백 투 유(Back to You)'와 잠못 이룬 새벽의 어느 날을 담은 '미드나이트 인세니티(Midnight Insanity)'는 쉽게 헤어나기 힘든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어쿠스틱 슈가. /박정연 기자
존 스트롱맨 밴드. /박정연 기자

끝으로 특유의 뻔뻔함과 당돌함이 빛나는 존 스트롱맨 밴드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박만(보컬·기타), 나혜인(드럼), 박동현(베이스) 3인조 로큰롤 밴드는 '매력적인 그대', '끈적끈적한 로맨스'라는 코믹 노래로 개성을 뽐냈다.

늘 따로 노래했던 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또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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