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생각보다 많았던 모임 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하나 있다. 클래식은 대중음악처럼 쉽게 들을 수가 없고 어렵다는 것과 무엇을 어떻게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야기하면 보통 음악을 들을 때 그냥 음악 자체를 느끼면서 좋다, 나쁘다를 판별하는데 클래식 감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감상을 위해 이런저런 정보를 찾다보면 어떤 음악은 누구의 영향을 받았고 화성 진행이 어떻다고 하는데, 이런 음악적 내용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건지, 아니면 음악을 들을 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듣는 건지 궁금하고 신기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처럼 연주력이나 멜로디 정도만 들으면 안되냐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대중음악은 쉽게 들리고, 클래식 음악은 본디 어렵게 들리는 음악일까?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 생각으로는 대중음악은 중등교육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의 음악들이 많은 반면, 클래식 음악은 대중음악에 비해 구조적으로 폭넓고 복합적인 이해력이 있어야 하는 측면이 있다.

클래식 음악은 대중적인 음악에 비해 작품 구조가 복잡하고, 구조 내 여러 음악 요소와 부분들의 유기적 관계를 알지 못하면 이해가 어렵다. 물론 대중음악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은 아니다. 단순한 유희의 음악 정도를 비교했을 때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성악 장르 특히 가곡은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가곡이나 기악 소품이 대중성이 높은 이유는 대중음악처럼 곡의 길이가 짧고 구조가 간단하게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가곡은 일반 가요처럼 '시' 즉 가사를 수반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 등 시간적으로 길고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음악은 다르다.

음악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마치 미로처럼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즐기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30~40분 정도의 긴 시간(일반적인 대중가요의 길이와 비교했을 때) 동안 여러 악기가 등장하는 교향곡이 주는 관현악의 진정한 감동. 그것은 음악 구조의 유기적 관계 즉 악곡의 부분들 간의 관계성, 오케스트레이션에 의한 악기 간의 관계성 등 음악 현상들을 고려하고 감상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즐기는 취미 중에 어떤 것은 특별한 노력과 경제적인 투자 없이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은 별도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기도 하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차이도 그와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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