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톡톡]신세계백화점 마산점 김선진 신임 점장

신세계백화점 전국 10곳 중 가장 규모가 작은 마산점이 올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인상은 더 강렬하게, 지역색은 더 짙게, 친근함은 배가될 예정이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엔 지난해 12월 2일 자로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장으로 부임한 김선진(51) 상무가 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17년 동안 본점·강남점 등 서울에서만 활동한 그가 상무로 승진 후 처음으로 마산점장을 맡게 됐다. 그리고 창원으로 통합된 이후 마산 지역 백화점의 '지역색'을 이야기한다. 김선진 상무는 그 지역색을 '공존'과 '상생'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경쟁력 갖춘 마산 = "저는 서울 목동에 사는데, 주변에 신월동, 화곡동 주민들이 동 이름을 목동으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아요. 마산이 역사적으로 더 오래되긴 했지만 '창원' 하면 신도시, 중산층 이미지인데 창원으로 이름이 바뀌어도 괜찮지 않나라고 처음엔 생각했죠."

김 상무는 마산점으로 발령받았을 때 통합 이후 마산에 기반을 둔 기업도 빠지고 지역 상권이 많이 기울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심리적 위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일 자로 부임한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장./박일호 기자

"산업 기반은 창원 쪽에 많이 가 있지만 마산도 나름 기반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자영업, 문화관광업으로는 상당히 매력이 있는 곳이에요. 지역개발 관점에서 보면 창원지역은 곧 구도시가 될 겁니다. 서울이 가장 적합한 예가 될 수 있는데, 예전에 '천당 밑에 분당'이란 말이 있었어요. 살기 편하기로 분당이 최고였다는 말인데 2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강남이 리뉴얼 작업을 통해 중심 상권을 이루고 있고 서울로 다시 구심이 바뀌었죠. 마찬가지로 경남에 도심재생사업이 진행된다면 마산이 될 것이고 변화가 따라올 겁니다."

김 상무는 마산의 옛 전통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살리고 재개발사업을 진행한다면 주거전용 도시로서 장기적으로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지역민들의 심리적 위축과 소외감을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 상무는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을 중심으로 마산 상권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당연히 그런 기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잡는 아웃렛? 천만에 = 요즘 백화점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건 경기보다 아웃렛 매장의 성장세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역신장이거나 한 자릿수 성장에 불과하지만 아웃렛은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유통 3사인 신세계·롯데쇼핑·현대의 올해 계획에서도 무게중심은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아웃렛으로 이동하고 있다. 롯데는 올해 총 5곳에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당장 오픈하는 곳은 없지만 교외형 복합쇼핑몰 오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도 아웃렛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대책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김선진 점장은 "차별화·지역화·상생 세 가지 키워드가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을 대표할 것"이라 말한다. /박일호 기자

"아웃렛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데 저는 '아웃렛 붐 현상'은 일시적이라고 봅니다. 아웃렛과 백화점은 분명히 분화됩니다. 예전에 의류 할인점이 그랬죠. 지금 의류 할인점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요? 고객들이 백화점 옷과 같다고 생각하나요? 한때 잘나가던 인기 브랜드가 갑자기 없어지고 길거리 행사 브랜드로 바뀐 걸 떠올려보면 쉽겠네요."

김선진 상무는 아웃렛의 애초 시작은 미국처럼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에 건물을 지어 프리미엄급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월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프리미엄 아웃렛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차별화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심에 자리 잡으며 변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웃렛과 백화점 등 유통채널은 각각 고유 역할이 있습니다. 최근 생겨나는 아웃렛은 본질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죠. 아웃렛이 대세다 보니 도심 비싼 땅에 건물을 짓고 내셔널 브랜드(전국적인 규모로 판매되는 의류업체 브랜드) 중심으로 채워져 있어요. 본연의 기능과 타 유통채널과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어요. 또 이월상품으로 물량을 맞추기 어렵다 보니 정상상품을 판매하고 아웃렛용 기획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라 해놓고 품질 떨어지는 걸 대량 기획해 아웃렛에서 팔면 백화점과 상생 차원에서도 맞지 않죠. 표현이 과할지 모르겠지만 고객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봅니다."

김선진 상무는 브랜드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회사와 아닌 회사는 곧 양분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웃렛과 백화점 고유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해답은 상생 = 그렇다면 2년 연속 역신장을 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의 대책은 뭘까?

"신세계는 지점마다 역할과 성격이 다른데 마산점은 수익을 많이 올리겠다는 것에 포커스를 잡고 있지 않습니다. 마산점은 사실은 수익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대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곳이죠. 부산 센텀시티점이 상당히 성장성 있고 확장성 있는 점포가 됐는데 그 기초는 마산점이 했다고 봅니다. 신세계 브랜드가 경남에서 알려지지 않았을 때 과거 성안백화점을 인수해 자리를 잡고, 그런 토대에서 센텀시티점 확장이 진행되고 안착이 된 거죠."

김선진 상무가 생각하는 마산점의 역할은 지역민과 상생하고 지역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마산 지역 시민들과 함께하는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합니다. 상권이 살아야 백화점도 살죠. 콘텐츠를 아무리 많이 개발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상권을 살리는 부분을 많이 기획하고 안착시키려고 합니다."

김 상무가 취임하자마자 상생 프로그램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 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과 연계 행사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1월에는 부림시장과 상생협약을 맺어 백화점 판매 기법, 판촉 활동 등 경영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2월에는 부림시장 창작 공예촌 입주작가 초청 판매와 전시회를 마산점 1층에서 진행한다. 더불어 백화점 내에서 부림시장 한복특별전을 진행한다. 4월에는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를 통해 장학금 8000만 원을 전달하고, 지역 명인·명장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또 지역민에 사랑받는 백화점이 되고자 3월까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다. 기존 의류 판매층은 올드한 느낌을 걷어내고 차별화된 새로운 브랜드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김선진 상무는 또 식품관 기획·영업을 한 15년의 현장 노하우를 살려 상반기 내 식품관과 식당가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오픈할 예정이다.

"규모로만 경쟁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차별화·지역화·상생 세 가지 키워드가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을 대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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